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유입 사례 가운데 바이러스 변이가 최초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이 사례가 그간 세계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유형인 것으로 판단하고 감염력 등을 추가 분석 중이다.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발 집단감염은 서울 남대문시장까지 확산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10일 “해외 입국자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에서 감염에 관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새로운 변이 3건을 확인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하고, 추가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 입자의 표면에 있는 돌기 형태의 단백질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 사람의 세포 안으로 침투하며 바이러스 그룹 분류에도 이용된다. 이 단백질에 따라 S, V, G, GH, GV 등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분류한다는 얘기다. 중대본에 따르면 변이가 확인된 사례는 파키스탄 유입 사례 2건, 우즈베키스탄 유입 사례 1건이다. 이달 5일 기준 WHO의 신종 코로나 유전자 정보(GISAID)에 등록된 7만8,810건과는 다른 형태다. 다만 변이가 확인된 외국인 확진자 3명과 접촉한 내국인은 없어 국내 전파는 없다는 게 중대본의 설명이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변이에 따른) 진단에는 영향이 없으나 감염력, 병원력 등의 변화는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이날 국내 신종 코로나 환자 검체 776건에서 검출한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도 발표했다. 검체는 지역사회 발생 환자에게서 597건, 해외유입 환자에게서 179건이 채취됐다. 그 결과 이태원 클럽 유행 이후부터는 지역사회 발생 환자에게서는 GH그룹(437건)이 주로 검출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서울 강남 커피전문점, 강원 홍천군 캠핑장 등의 사례도 모두 GH 그룹이다. 현재 아프리카와 인도, 러시아에서는 GR그룹, 북미와 유럽, 중동에서는 GH그룹이 주로 유행하고 있다. 해외유입 사례의 경우 179건 가운데 GR 그룹이 100건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 러시아 선박 및 수리업체 집단감염, 충북 청주시 우즈베키스탄인 집단감염 등이 GR 그룹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날 오전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 환자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28명 증가했다. 해외 유입 사례는 11명이었다. 국내 코로나 유행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인 지역사회 발생환자는 17명이었다. 지역사회 발생환자는 대부분 서울(11명)과 경기(5명)에서 확인됐다.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 확진환자의 접촉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7명이 추가됐다. 모두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 1층의 의류상인이다. 중대본은 현재까지는 교회에서 먼저 발병이 시작됐고 이후 남대문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접촉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석교회발 집단감염은 4차 감염까지 연결됐다. 고양시에서 환자집단이 확인된 또다른 교회인 기쁨153교회에서도 격리자 가운데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21명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