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액션 '다만 악' 200만... 코로나 시대 첫 순익 눈앞

입력
2020.08.10 14:21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가 상영 첫 주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개봉 영화 최초로 국내 극장 상영만으로 이익을 내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빈사 상태에 몰렸던 국내 극장가가 되살아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5일 개봉)는 9일 50만5,490명을 불러 모아 누적 관객 202만5,040명을 기록했다. 상영 첫 주 관객이 200만명을 넘긴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전 개봉(1월 22일)한 ‘남산의 부장들’(최종 관객 수 475만104명) 이후 처음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국정원 요원 출신 살인청부업자 인남(황정민)이 자신에게 복수하려는 살인마 레이(이정재)의 추격을 피하면서 자신의 아이를 구하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상영 첫 주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국내 극장 관객만으로 손익분기점(350만명)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주 평일 관객이 20만명 가량으로 예상돼 14일쯤 300만 관객 고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3일 연휴가 이어져 주말 350만명 선은 쉽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초중고교 여름방학이 겹치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듯하다.

코로나19 이후 개봉한 영화 중 ‘반도’(누적 관객 369만3,3324명)가 극장 상영으로 손익분기점(약 270만명)을 넘었지만 해외 185개국 선판매를 감안한 결과다. 총제작비 190억원인 ‘반도’는 국내 극장 관객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손익분기점은 540만명 가량이다. 지난 6월 24일 개봉한 ‘#살아있다’(누적 관객 190만1,113명)는 극장 손익분기점(220만명)에 다다르지 못했지만 해외 판권이 개봉 전에 팔리면서 종영 전 흑자에 이르렀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선전은 코로나19로 형성된 극장가의 흥행 악순환고리가 깨졌음을 확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극장가는 코로나19로 화제작들의 개봉이 취소돼 관객의 발길이 끊기고, 관객이 급감하면서 영화들이 개봉을 미루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조성진 CGV 전략담당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흥행을 이끌며 지난 주말 관객이 예년의 70% 정도까지 올라왔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8월 중순 극성수기를 앞둔 관객수 회복이라 의미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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