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폭증한 일시휴직자... "이 중 상당수가 비경제활동인구 된다"

입력
2020.08.09 16: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시휴직자가 단기간에 급증했고 이 중 적지 않은 수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시휴직자는 직업은 있지만 기업 경영난, 질병, 사고 등으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한국의 노동가능인구(15~64세)는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전업주부+재학생+구직단념자+취업준비자)로 나뉘는데 일시휴직자는 직장을 잃은 게 아니어서 취업자로 분류된다. 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일시휴직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한다는 건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시장 악화를 말해주는 하나의 지표라는 분석이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일시휴직자의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5월 일시휴직자는 총 411만2,000명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103만8,000명에 비해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월별로는 3월 160만7,000명, 4월 148만5,000명, 5월 102만명으로 감소 추세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1997∼1998년 외환위기나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도 올해 일시휴직자는 전례 없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사업이 부진하거나 조업을 중단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3∼5월 일시휴직자의 발생 사유 중 '사업 부진ㆍ조업 중단'의 비중은 58.2%였다. 2018년과 작년에 20% 가량이었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뛰었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이 필요한 산업 부문에서 일시휴직자가 많이 발생했다.

3∼5월 월 평균 일시휴직자 137만1,000명 가운데 보건업ㆍ사회복지 서비스업의 일시휴직자가 26만5,000명(19.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육 서비스업 24만1,000명(17.6%), 도소매ㆍ숙박ㆍ음식점업 20만7,000명(15.1%) 등의 순이었다. 제조업에서도 11만1,000명(8.1%)이 나왔다. 성별로는 여성 비중이 62.5%로 남성(37.5%)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 타격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일시휴직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한경연은 올해 경제활동인구조사에 가상패널 모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사업 부진과 조업 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다음 달 취업자는 0.35명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동시에 비경제활동인구는 0.33명 증가했다. 한경연은 "일시휴직한 사람이 다음 달 비취업자가 될 확률이 최대 35%며 이 중 대부분이 구직단념자와 취업준비생 등 비경제활동인구로 흡수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시휴직자가 1명 늘면 두 달 뒤 취업자가 0.58명 감소하고 비경제활동인구는 0.39∼0.49명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휴직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될 확률은 휴직 기간이 늘어날수록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분석은 직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연차나 육아 휴직, 병가가 아닌 조업 중단 및 사업 부진으로 인한 일시휴직만 대상으로 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고용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용 및 근로시간 유연성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실직한 근로자가 재취업 기회를 가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며 "고용 유연화를 통해 기업의 일자리 여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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