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글로벌 사업' 완전히 좌초하나

입력
2020.08.07 21:00
FT "MS, 틱톡 해외사업 전체 인수 추진"
트럼프도 행정명령 통해 신속 매각 압박

중국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이 글로벌 사업을 완전히 접을 위기에 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의 해외사업 전체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45일 후 틱톡을 소유한 중국 모기업과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조속한 매각을 압박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MS가 인도와 유럽 사업을 포함한 틱톡의 글로벌 사업 전체를 사들이겠다는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MS는 앞서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측에 미국에 더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다른 영어권 국가 사업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도ㆍ유럽 사업권까지 사들일 경우 틱톡은 중국 내 서비스 ‘더우인’만 운영하는 국내 기업으로 전락하는 셈이다.

특히 인도는 앱 다운로드 횟수가 6억5,000만회에 달하는 틱톡의 최대 시장이다. 그러나 6월 말 인도 정부가 미국처럼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틱톡 등 중국 앱 59개의 사용을 금지시키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FT는 “국경 충돌로 인도 내 반중(反中) 감정이 극대화됐다”며 “MS 인수로 ‘중국 색’이 지워지면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 측은 틱톡을 지역별로 분리해 운영하면 인사 등 지원조직 관리가 어렵고, 이용자들이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앱을 사용하기가 불편해진다는 점 등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일괄 인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틱톡을 겨냥한 미 행정부와 의회의 제재 조치 등 외부 압박도 바이트댄스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45일 이후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모회사 텐센트와 미국 관할권 내 개인ㆍ기업의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이번에도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우리의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두 회사의 미국 사업부를 시한 내 매각하지 않으면 퇴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 상ㆍ하원도 연방 공무원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힘을 보탰다.

MS와 바이트댄스가 인수 시한(9월 15일)을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수가 확정돼도 틱톡의 기술을 바이트댄스로부터 독립시키는 작업부터 문제다. FT는 바이트댄스가 일찍이 중국과 다른 국가의 데이터 및 알고리즘을 분리하는 작업에 착수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상 관계자들도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분리시키는 데만 5~8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이외에도 인수 금액 등 난제가 많이 남았다”고 분석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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