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판결을 받은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이 국내 자산에 대한 우리 법원의 압류명령 효력발생(4일 0시)에 대해 대구지방법원에 '즉시항고'했다.
대구지방법원은일본제철이 한국법원의 자산압류 명령에 불복,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항고는 법원 재판(판결 결정 명령) 중 결정이나 명령에 불복해 내는 상소다.
일본제철의 즉시항고는 압류명령을 내렸던 포항지원에서 먼저 주식압류명령 인가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유있다고 판단되면 처분을 변경(更正ㆍ경정)해 대구지법 민사항고부로 넘긴다. 압류명령 이의신청에 이유없다(정당하다)고 판단하면 당초 처분을 그대로 인가해 넘긴다. 이후 대구지법 민사항고부가 통상의 절차대로 압류명령의 정당성을 판단하게 된다.
강제징용 피해 손해배상 소송은 지난 1997년 피해자 여운택, 신천수씨가 신일본제철(현 일본제철)을 상대로 일본 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이후 우리 대법원이 2018년 10월 1억원 배상 확정판결을 내렸다.
징용 피해자 측은 일본제철이 법원판결을 이행하지 않자 일본제철과 포스코가 2008년 설립한 피엔알(PNR)이라는 회사의 일본제철 지분 30% 중 4억원 상당 8만1,075주를 압류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해 1월 3일 피엔알 주식 압류신청을 승인, 같은 달 9일 피엔알에 압류명령을 송달했다.
하지만 일본 외무성은 우리 정부가 보낸 해외송달요청서를 수령하고도 아무 설명없이 관련 서류를 수차례 반송했다. 이에 따라 포항지원은 지난 6월 1일 공시송달했다. 공시송달은 명령 서류 수령을 거부할 경우 관보게재 등을 통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1주일 안에 항고하지 않으면 압류명령이 확정되고, 신청인은 그 명령을 집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제철의 즉시항고 절차가 몇달은 걸릴 것으로 보여 당장 압류한 주식을 처분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