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선수에 '성희롱 발언' 인천시청 핸드볼 오영란 자격정지 6개월

입력
2020.07.29 14:18

인천시청 여자핸드볼 실업팀 선수들에게 성희롱 발언 등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오영란 전 선수 겸 코치가 중징계를 받았다. 오 전 코치는 의혹이 불거지자 사표를 냈고 최근 수리됐다.

29일 체육계에 따르면 인천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27일 회의를 열어 오 전 코치에게 자격 정지 6개월, 조한준 감독에게 출전 정지 3개월의 처분을 내리기로 의결했다. 스포츠공정위는 일종의 감사 기구로 종목단체 임직원의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한다.

오 전 코치는 소속팀 선수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하고 조 감독에게 줄 선물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가 공금인 선수단 식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주장도 선수들로부터 제기됐다.

그는 성희롱 발언에 대해 "농담을 주고 받은 것이나 적절하지 못했다"고 공정위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에게 선물을 강요하고 식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선 대부분 부인했다.

공정위는 오 전 코치가 앞으로 선수나 코치 생활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밝힌 점, 사표가 수리된 점 등을 감안해 징계 수위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코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한 베테랑 골키퍼다.

공정위는 2017년 소속팀 선수들을 사적인 회식 자리에 불러 물의를 일으킨 조 감독에게 선수단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당초 출전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상훈 등 지난 공적이 참작돼 출전 정지 기간을 3개월로 줄였다.

오 전 코치와 조감독에 대한 징계는 징계 처분 7일 안에 대한체육회 공정위에 재심을 요청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된다.

이에 대해 한 체육계 관계자는 "오 전 코치와 조 감독이 이적 문제로 일부 선수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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