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이 휜 무지외반증이 40도 이상 과하지 않거나 통증이 없다면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동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무지외반증 환자와 정상인을 대상으로 보행 이상을 비교한 결과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엄지발가락 바깥쪽 관절이 튀어나오는 병이다. 성인 4명 중 1명꼴로, 65세 이상 고령인은 35.7%의 유병률을 보이는 흔한 병이다.
이 교수팀은 무지외반증 환자를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에 따라 셋으로 분류했다. △중증(40도 이상) 25명 △중등도(20도 이상) 47명 △정상인 36명을 대상으로 발에 센서를 붙이고 걸을 때 분당 걸음 수ㆍ속도ㆍ보폭ㆍ보간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보행 속도와 보폭 및 바닥을 밀어내는 힘은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감소했다. 특히 중등도 환자는 증상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는데 증상이 없는 환자는 보행 이상이 거의 없었다. 즉 증상 유무가 보행 이상을 결정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따라서 무지외반증 수술 치료 대상을 정하는데 증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엄지발가락 관절 주변 뼈를 자르고 인대와 관절막 연부조직 수술도 병행한다. 결코 가벼운 수술이 아니며 위험성과 합병증 빈도가 비교적 높은 것은 물론 수술 후 만족도도 환자마다 다르다.
이동연 교수는 “무지외반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하지 말고 증증도 및 증상 유무에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학 연구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 미국정형외과연구학회지(Journal of Orthopaedic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