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부터 전국 37개 약대가 학부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인 가운데, 23일 정부가 의대 신입생 추가 모집 계획을 내놓으면서 대학입시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의약계열 모집인원이 대폭 늘면서 고교생의 이과 선호 현상이 강해지는 한편, 주요대학 공대 등 자연계열 최상위권 일반학과의 합격선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한 해 증원되는 인원(400명)이 현재 의대 모집인원(2,977명ㆍ의학전문대학원 제외)의 13.4% 수준이어서 입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전국 38개 의대 평균 모집인원이 78명인 점을 고려하면 의대 5개를 신설하는 효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의대 모집인원이 늘어나는 2022학년도부터는 37개 약대가 편입생이 아닌 학부 신입생을 선발(정원 내 1,583명)한다고 밝혀 파장이 더 클 전망이다. 정부는 2011년 학부 2년을 마치고 편입을 통해 약대로 진학하는 ‘2+4’를 도입했지만, 약대 입학생 상당수가 6개월 이상 사설학원을 다니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202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바로 뽑는 ‘통합 6년제’를 적용하기로 했고, 전국 37개 약대 대부분이 통합 6년제 전환을 선택했다.
약대 신입생과 추가된 의대 모집인원을 합치면 의·치·한의대와 수의예과, 약대 등 의학계열 전문학과 선발 규모는 약 4,800명에서 2022학년도 6,800명으로 50%가량 늘어난다.
이에 따라 초·중학교에서부터 이과 선호 현상이 확대될 수 있고,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수업이 줄어든 점 등을 고려하면 재수 선호 현상도 강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력은 구체적인 모집 요강이 발표돼야 가늠할 수 있다.
의학계열은 수시·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부가 공공의료와 지방의료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만큼, 증설 인원이 지방 의대에 집중되면 수시 영향이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부가 지역인재전형을 늘리면서 지방권역 의대에 (증설) 인원을 배분하게 되면 수시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임성호 대표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로 수능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대표는 “의학계열의 경우 수시, 정시 선발에서 수능을 요구하는 전형이 대학 전체 모집정원의 80% 이상”이라며 “상황에 따라서는 재수 선호도도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대 모집 요강이 어떻게 정리되든, 서울 주요 대학 공학계열 등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은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대표는 “최상위권 자연계열 일반학과 합격선 동시 하락 등 이과 입시판도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