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에 ‘깜짝 실적’을 내놨다. 특히 영업이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 수요 확산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 이상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연결기준)에 매출 8조6,065억원과 영업이익 1조9,4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205%씩 늘어난 규모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9년 1분기 1조3,665억원 이후 5분기만의 일이다.
회사측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버 메모리 수요 강세로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조성됐고, 주력 제품의 수율(합격품 비율) 향상 등 원가 절감이 동반되면서 실적 향상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주력 상품인 D램의 경우 모바일 고객의 수요 부진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요와 가격이 견조했던 서버와 그래픽 제품의 판매가 증가했다. 지난 분기 대비 출하량은 2%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ASP)은 15%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또한 힘을 보탰다. 우호적인 가격 흐름이 이어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사업 중 SSD 비중이 처음으로 50%에 육박했다. 지난 분기 대비 출하량도 5%, 평균판매가격은 8%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상반기 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등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D램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주요 국가들의 부분적인 경제 활동 재개와 함께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수요 확대, 게임 콘솔 신제품 출시 효과 등에 따른 수요 개선도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품질 경쟁력에 바탕을 두고 수익성 중심으로 제품을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의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하고 채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LPDDR5 제품도 적기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64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10나노급 3세대(1Z) 제품의 양산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차진석 SK하이닉스 담당(CFOㆍ최고재무관리자)은 “하반기 주요국가들의 경제 활동의 부분적 재개가 예상되고, 경제지표는 저점을 벗어나고 있으며, 스마트폰의 공급망 또한 안정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고객 신제품 출시와 연계한 제품 믹스, 공급 유연성 운영 등 통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