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들이 개도살장과 개농장에서 구출돼 한국과 미국으로 입양된 ‘설악’과 ‘사지’의 이름으로 개식용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개 서한을 22일 청와대에 제출했다.
동물해방물결과 해외동물단체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위액트 등 3개 동물단체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 도살 금지 공개서한’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로 이동해 사회통합비서관실에 서한을 전달했다. 기자회견 현장에는 ‘설악’이 직접 참여했고, 편지 전달을 위해 청와대 앞까지 함께 동행했다.
‘설악’과 ‘사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는 환경운동가 겸 영장류학자인 제인 구달을 비롯해 피터 싱어 프린스턴대 생명윤리학 석좌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 등 37명 국내외 저명인사가 연대 서명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설악’을 만나 △개를 ‘가축’에서 삭제하도록 검토하겠다던 2018년 청와대의 선언을 이행하고 △식용 목적 개 도살 및 거래를 금지할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 이는 수백만 개들을 고통과 착취로부터 구해낼 뿐만 아니라, 예측 불가한 인수공통 감염병이 지구를 휩쓰는 위험으로부터 모든 시민을 지켜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관계하는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또 다시 복날이 찾아온 지금, 우리는 수많은 개들의 죽음과 개 식용 산업에 가하는 위협이 하루빨리 멈추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이 서한은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한국이 개 식용 산업이 존재하는 유일한 나라임을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과 인도, 캄보디아 등에서도 개와 고양이 식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한국은 오로지 먹기 위해 개를 대량으로 번식, 사육하면서 약 3,000개의 ‘개 농장’에서 해마다 100만 마리가 태어난다”고 호소했다. 이어 “설악이와 사지처럼 구조되는 개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중복을 앞둔 지금 셀 수 없이 많은 개들이 목이 매이거나 고압 전기봉을 물린 채 감전사 되고 있다”고 적었다.
이들은 “2018년 정부가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기로 한) 선언을 기억하기를 촉구한다”며 “가장 진보한 국가 중 하나로 성장한 한국이 더 이상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동물 사랑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에서 기르던 풍산개 ‘마루’와 고양이 ‘찡찡이’를 청와대에 데려왔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히는가 하면 2017년에는 유기견 ‘토리’를 입양했다. 유기견이 '퍼스트도그'가 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