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프리미엄 차(茶)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영향 등으로 집에서 마실 거리를 예쁜 그릇에 담아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22일 신세계백화점의 상반기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 전체 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14.4% 늘어났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했던 3월 이후부터 6월까지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48.0%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커피에 더 익숙하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20대 차 구매량이 145.6%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30대 구매량도 42.9% 증가했다. 50대 구매량 증가 폭이 4.7%에 그치고 60대 이상은 오히려 5.2%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2030세대에서 차가 인기를 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유의 향이나 떫은맛 때문에 2030세대가 차를 꺼리곤 했지만 허브, 레몬 등을 홍차에 접목하는 등의 시도가 잇따르자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게 신세계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여름 영국 황실 홍차로 유명한 '포트넘 앤 메이슨'이 한국에서만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한정 판매한 상품 '남산 블렌드'가 남산 장미꽃에 영감을 얻어 홍차에 꽃향기를 추가하자 젊은이들의 호응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유명 카페 못지않은 예쁜 찻잔과 접시에 마실 거리를 즐기는 행위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에서 상반기 수입 찻잔, 디저트 접시 등의 판매량이 24.4% 증가했다. 특히 20대 판매량 증가 폭이 차와 비슷하게 149.6%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홈카페' 트렌드가 확산된 것도 프리미엄 차 판매 신장을 이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차 판매랑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트넘 앤 메이슨 입점 3주년을 기념해 보랭병과 8만원 상당의 포트넘 앤 메이슨 상품을 받을 수 있는 5만원 묶음 상품을 구성했다. 보랭병은 포트넘 앤 메이슨 고유의 색깔인 청록색으로 디자인됐다. '8월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통해 포트넘 앤 메이슨 10만원 이상 구매 시 'H3 콜롬비아 크래프트' 와인을 증정한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유명 카페처럼 예쁜 그릇에 특별한 홍차를 집에서 즐기는 게 유행이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상품과 브랜드를 발굴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