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약식기소로 사건을 끝내는 대신, 직접 법정에 출석해 정식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양 전 대표 사건을 약식명령으로 처리하지 않고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양 전 대표 재판은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가 맡는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대신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 달라고 청구하는 절차인데, 당사자나 법원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정식 재판에 넘겨진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은 약식명령으로 할 수 없거나 약식명령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때는 정식 형사재판(공판)을 열어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 이 사건이 어떤 점에서 약식명령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양 전 대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다른 일행과 함께 총 33만5,460달러(현재가치 기준 약 4억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으나, 올해 5월 검찰은 도박 횟수 등을 고려해 상습도박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단순 도박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또한 양 전 대표는 도박 과정에서 미국에서 달러를 빌린 뒤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했다는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받았지만, 검찰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는 양 전 대표를 기소하지 않았다. 양 전 대표는 버닝썬 사건 등 소속 연예인들의 물의가 잇따르자 지난해 6월 YG 대표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