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신차만이 코로나 판매 절벽 넘을 해법"…하반기 신차 집중 출시

입력
2020.07.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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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보다 더 많은 9종 신차 대기…해외시장 고급차·SUV 수출로 대응

국내 자동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의 출구 전략으로 ‘신차 출시’ 카드를 꺼내 들고 나섰다. 상반기 보다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 하반기 자동차 시장에 릴레이 신 모델 출시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하반기에만 9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7종의 신차가 쏟아진 상반기보다도 많은 규모로, 국산차 업체들이 통상 한해 출시해 온 신차 전체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격적인 ‘신차효과’를 앞세워 코로나19에 맞서겠다는 게 완성차 업계의 계산서다. 그 만큼, 하반기 전망이 어둡단 얘기다. 실제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수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속에서도 6% 성장을 거뒀지만, 하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율 하락(70%→30%), 2차 코로나19 경제 충격 등이 예상되면 침체는 불가피한 형편이다.

하반기 신차 행렬의 포문을 연 곳은 ‘더 뉴 싼타페’를 앞세운 현대차다. 더뉴 싼타페는 2018년 출시한 4세대 싼타페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신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동력계통),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신차급으로 적용했다. 현대차는 3분기 중으로 4세대 투싼(프로젝트명 NX4)도 선보인다. 

싼타페는 연간 8만~10만대, 투싼은 연간 4만~5만대 가량 판매된 내수시장의 간판 모델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싼타페는 기아차 '쏘렌토' 신형에 밀리며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한 2만6,104대 판매에 그쳤다. 투싼은 모델 노후화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34.8% 줄었다.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부진으로 현대차의 올 상반기 성장률은 내수 시장 평균(6.0%)에도 크게 뒤처진 0.1%에 불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신차가 '아반떼' 한 차종 뿐이었지만, 하반기에는 최근 인기가 높은 SUV 중심의 신차 출시가 예상돼 판매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아차에선 올 하반기 국산차 업체 중 가장 많은 3종의 신차를 선보인다. 이달 중으로 6년 만에 완전변경되는 신형 카니발을 선보이고, 4분기에 신형 스포티지, 스팅어 페이스리프트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국내 유일 미니밴인 카니발 신형의 성공적인 출시로, 상반기 성장세(14.6%)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GV70, G70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는다. GV70은 제네시스 브랜드 두 번째 SUV로, GV80의 성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상반기 출시한 G80, GV80 등 총 4종의 신차로 내수시장에서만 8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치로 내세웠다.

올 상반기 51.3%라는 가장 높은 성장를을 기록한 르노삼성차는 중형 세단 'SM6'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소형 전기차 '조에'를 출시해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SM6는 4년 전 출시 당시 쏘나타, K5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SM6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파워트레인 변화와 첨단 사양 장착으로 다시 한 번 '언더독(불리한 경쟁자)'의 반란을 노린다.

국산차 업체들은 해외에도 다양한 신차를 출시해 올 상반기 부진을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올 상반기 국산차 해외 판매 실적은 223만3,7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30~40% 급락을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판매 절벽이 우려되지만, 다양한 신차 출시로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할 것"이라며 "해외 시장의 경우 미국, 인도, 남미 등의 국가는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어 예측이 어렵지만 조금씩 시장을 열고 있는 유럽이나 중국 등에서는 판매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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