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반기문 '北 구걸' 쓴소리에 발끈 "구시대적 사고"

입력
2020.07.09 06:22
文정부 대북정책 비판한 반기문 '저격'
"국가 원로로서 편견과 선입견 벗길 부탁"

'문재인의 남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향해 "국가 원로로서 일방의 편견과 선입견을 벗어버리고, 원칙과 중심을 잡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반 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조급한 마음으로 구걸하는 태도" "경악스럽고 개탄" 등 강한 어조로 비판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안타까운 마음에서 글을 올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반 위원장님은 유엔 사무총장을 지내신 분이시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시는 편이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오늘 말씀하신 연설의 주요 내용이 편견과 선입견에서 출발한 것들이어서 상당히 놀랐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올해 총선을 위해 사퇴하기 전까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일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이어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끌려 다닌다'거나 '구걸하는 듯한 태도' 등은 전혀 근거가 없는 평가"라며 "'한미동맹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얘기 또한 마찬가지"라고 반 위원장의 발언을 하나하나 반박하고 나섰다. 현 정부 하에서 성사된 남북 정상회담과 후속 조치는 '주체적이고 지난한' 노력의 결과이고, 한미동맹 또한 그 어느때보다 튼튼하다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위원장님의 이런 생각이야말로 '민주당 정부는 한미동맹을 등한시한다'는 과거의 선입견과 편견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구시대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대북제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비핵화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길을 갈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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