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사건', 한양대 인맥 정관계 로비 수사로 번지나

입력
2020.07.09 12:00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 검찰수사 포인트는 
①최대 5000억대 피해 발생 과정 및 자금 흐름
②설립자 이혁진, 수사 중 출국… 파생 수사 가능성


수천억원대 피해가 예상되는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관련자 3명이 구속됨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여권 인사들의 연루설이 사실이라면 향후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조만간 옵티머스 사태 수사팀을 강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일반 고소ㆍ고발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오현철)가 사건을 맡고 있지만, 수사팀 인원이 대폭 늘어나거나 별도 명칭의 특별수사팀이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이번 사건의 본류에 해당하는 ‘펀드 환매 중단’으로 인해 실제 피해가 얼마나 발생했고, 피해액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규명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7일 구속된 김재현(50) 옵티머스 대표와 2대 주주 이동열(45)씨, 윤석호(43) 이사 등은 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 등의 명목으로 투자금을 모은 뒤, 실제로는 위조 서류를 이용해 이씨가 운영하는 대부업체나 부실기업 등에 돈을 투자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피해액은 1,000억원대에 이르지만 최대 5,000억원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 조사 과정에선 "김 대표가 차명으로 ‘트러스트올’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수천억원을 직접 관리했다”는 취지의 관련자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로선 자금 흐름을 추적, 최종 종착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공산이 크다.

옵티머스의 전ㆍ현직 핵심 인사들이 이번 정권의 ‘한양대 인맥’과 얽혀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옵티머스를 설립한 이혁진(53) 전 대표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양대 86학번 동기인데, 임 전 실장이 2005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2대 이사장으로 재직했을 때 이 재단 상임이사를 지냈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총선에선 민주당 전략 공천을 받아 출마했고, 2012년 12월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금융정책특보도 맡았다. 

김 대표는 한양대 법대 89학번이고, 윤 이사 또한 법대 98학번이다. 게다가 윤 이사의 아내 이모(36) 변호사는 옵티머스 계열사인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를 지낸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최근까지 근무하기도 했다. 때문에 검찰 수사의 ‘2라운드’는 옵티머스의 사업 과정에 정ㆍ관계 로비가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쪽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이번 옵티머스 사태와는 직접 연관성이 없는 부분에 대한 ‘파생 수사’가 진행될 수도 있다. 2017년 초 횡령 의혹이 제기돼 자리에서 물러난 이 전 대표를 둘러싼 의혹 때문이다. 그는 같은 해 12월 김 대표와 소송전을 벌이며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 이후의 옵티머스 운영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검찰도 “이 전 대표는 수사선상에 올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2018년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 전 대표가 돌연 해외로 출국한 사실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출국금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배경과 관련, 그의 화려한 정치권 인맥을 근거로 ‘여권 인사의 비호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과거 이 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함께 찍은 사진들도 이러한 의심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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