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꼬일 대로 꼬인 울산을 꺾고 시즌 첫 ‘현대가(家) 매치’에서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최종전에서 전북에 우승을 내준 아픔을 조금이나 회복하려 했던 울산은 주장 신진호(32)가 경기 전 고통을 호소해 전력에서 이탈하고, 수비수 김기희(31)가 퇴장 당한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전북은 2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9라운드 울산과 경기에서 전반 44분 터진 한교원(30)의 선제골과 후반 종료직전 터진 쿠니모토(23)의 추가골을 묶어 2-0 승리를 거두고 선두 경쟁에서 성큼 앞서갔다.
이날 승리하면 선두 탈환이 가능했던 울산은 경기 시작전부터 스텝이 완전히 꼬였다. 김도훈 감독 전술의 핵심인 신진호가 경기 시작 전 몸을 풀던 중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며 답답함을 호소하면서다. 곧바로 일어선 신진호는 곧장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검사를 받아 정상 진단을 받았고 주치의 역시 큰 이상은 없단 소견을 냈지만, 구단은 혹시 모를 건강이상을 우려해 인근 동강병원 후송 결정을 내렸다. 신진호 자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여 만에 첫 선발 출전하게 된 이근호(35)가 메웠다.
경기 시작 후 울산은 주전 수비수 김기희(31) 퇴장이란 변수를 맞았다. 전북 공격진이 초반부터 거친 플레이로 심리전을 편 영향이 이어진 듯 김기희는 전반 24분 김보경(31)을 향해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가 비디오판독(VAR) 끝에 퇴장 당했다. 전북은 김기희 퇴장 직후 부상 당한 김보경 대신 무릴로(26)을 투입했고, 울산도 전반 40분 만에 이근호를 빼고 불투이스(30)을 투입하며 전술 변화를 택했다.
수적 열세를 안은 울산은 전반 내내 전북 공격을 막아내느라 분주했다. 울산은 전반 동안 한 차례 슈팅을 기록한 데 반해 전북은 10차례 슈팅을 때렸고, 전반 44분 한교원은 팀의 10번째 슛을 선제골로 연결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울산 수비가 정비되지 않은 틈을 타 손준호(28)가 뿌려준 패스를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 망을 가른 것이다.
리드를 잡고 후반을 맞은 전북은 추가득점을 위해 맹공을 펼쳤으나 울산 골키퍼 조현우(29)의 선방에 막혀 고전했다. 되레 후반 25분 주니오(34) 대신 이청용(32)을 투입한 울산이 안정을 찾았고, 후반 추가시간 김인성(31)이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서는 기회까지 맞았다. 울산은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한 번 더 고개를 떨궜다. 쿠니모토가 페널티 박스 내 오른쪽서 기습적인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가르면서다. 이로서 울산은 시즌 첫 패를 당했고, 전북은 5연승을 달리며 2위 울산과 승점 격차를 4점차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