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신생(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사상 최대로 증가했다. 특히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늘고 있다.
25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서울 대치동 SETEC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2020’에 연사로 참여한 일본 투자업체 코로프라넥스트의 타카베 에이카 심사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타트업 투자액이 약 5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타카베 심사역은 “지난해 일본 스타트업들의 투자 총액이 4조4,620억원으로 사상 최대”라며 “한국은 정부 주도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반면 일본은 민간 투자가 활발하다”고 밝혔다.
일본의 스타트업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대기업이 참여하는 기업형벤처투자업체(CVC)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설립된 CVC는 17개다. 타카베 심사역은 “2018년에도 20개 CVC가 설립됐다”며 “매년 꾸준하게 CVC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보면 CVC가 포함된 벤처투자업체가 46.4%를 차지한다. 실제로 도쿄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 시세이도, 엡손, 소니, NTT도코모 등 많은 기업들이 스타트업 관련 투자업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스타트업 투자 확대를 장려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 제도를 도입했다. 일종의 조세감면 정책인 이 제도는 설립된 지 10년 미만 스타트업에 10억원 이상 투자한 기업의 법인세를 25% 깎아준다. 특히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50억원 이상 투자하면 같은 혜택을 준다. 일본 경제산업부는 이 제도를 통해 기업들이 쌓아놓은 내부 유보금을 스타트업 투자로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타카베 심사역은 “스푼, 채널톡, 강남언니 등 콘텐츠와 뷰티 관련 한국 스타트업들의 서비스가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며 “카카오는 만화 서비스로 일본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타카베 심사역은 일본에서 투자와 관심의 대상인 한국 스타트업의 공통점을 철저한 현지화로 들었다. 그는 “이들이 적절한 현지화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며 “한국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일본 청년들이 늘고 있을 만큼 한국 스타트업들이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