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천재’라고 치켜세웠던 극우파 논객이 자막이 조작된 뉴스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게재했다가 계정이 영구 정지됐다. 저작권 침해 등 트위터의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게시물에도 4차례 ‘경고 딱지’를 붙이는 등 트위터의 압박 강도가 높아지자 트럼프 측은 새로운 소셜미디어 플랫폼 발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는 23일(현지시간) CNN방송 영상을 조작해 게시하면서 되레 CNN을 ‘가짜 뉴스’로 몰아 세운 로건 쿡의 계정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쿡이 올린 영상에는 친구 사이인 흑인ㆍ백인 어린이가 뛰어다니는 장면에 “인종차별을 하는 아이로부터 겁먹고 도망치는 아이”라는 방송 자막이 입혀져 있다. 쿡은 해당 영상에 “두 아이가 실제로는 그저 뛰어 놀고 있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문제가 아니라 가짜 뉴스가 문제”라고 CNN 측을 비난하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러나 그럴싸해 보이는 영상 자막은 사실 쿡이 있지도 않은 내용을 조작한 것이었다. 그의 게시물은 트럼프 대통령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 등장한 아동 측 변호사인 벤 존슨은 “부모의 동의 없이 영상물을 사용한 혐의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게시물을 공유한지 24시간도 되지 않아 트위터가 쿡의 계정을 영구 정지한 것은 (법정) 배심원들도 이 영상물이 정치적 선전을 위한 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쿡의 트위터 계정은 이전에도 저작권 규정 위배로 수 차례 일시정지 당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쿡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백악관에 초청해 천재라고 극찬한 인물이다.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인들을 풍자하는 영상과 게시물을 트위터에 잇따라 올린 것에 크게 흡족해 했기 때문이다.
쿡과 트럼프 캠프는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트위터가 지난 한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올린 트윗 4건에 경고 딱지를 발부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트럼프 진영은 정책 홍보와 지지층 결집을 위해 대안 모색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브래드 파스케일 트럼프 측 선거운동 관리자 등이 ‘팔러’ 등 대안 플랫폼을 이용해 선거운동에 뛰어 들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대선이 5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독자 플랫폼 개발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