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가 지구촌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진원지 중국은 수도 베이징을 중심으로 8일째 신규 확진 환자가 두 자리 수를 기록했고,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들의 일일 확진자 수도 연일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발병국 미국에서는 재확산 조짐에 ‘2차 봉쇄령’ 카드를 꺼내든 지역까지 나왔다.
베이징 보건당국은 21일 전날 베이징에서 2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3일 36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두 자리 수 신규 확진은 8일 연속이다. 이 중 10명이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된 신파디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있는 펑타이구에서, 나머지 8명은 시장 인근 다싱구에서 발생했다. 최근 열흘간 누적 확진자도 227명에 달한다. 당국은 통제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의 견해는 낙관적이지 않다. 특히 베이징 밖에서도 감염자가 나와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시장발 바이러스 확산은 허베이 랴오닝 쓰촨 저장 허난 등 5개 성으로 퍼졌다. 중국 싱크탱크 ‘보건거버넌스이니셔티브’ 최고책임자 지아핑(贾平)은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통일된 (코로나19 대처) 지침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역마다 대처가 다르면 또 다른 유행의 불씨를 남길 수밖에 없는 셈이다.
미국에서는 당초 피해가 극심했던 뉴욕주(州), 펜실베이니아주 등의 확산세가 잠잠해진 반면, 남서부 지역이 2차 유행을 이끌 조짐이다.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일 플로리다(4,049명), 텍사스(4,430명), 조지아(1,800명), 사우스캐롤라이나 (1,148명) 유타(643명)주에서 신규 확진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도 3만2,49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5월 1일(3만3,263명) 이후 가장 많았다. 급기야 오하이오 주정부는 “봉쇄 재발령 조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고강도 통제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브라질은 20일 하루 5만5,000명의 감염자가 나와 코로나19 발병 이후 국가 단위 일일 확진 기록을 경신했다. 누적 확진자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인도 역시 이날 1만5,915명의 신규 확진이 발생하는 등 서남아시아 지역의 확산세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내 취업을 위한 입국자가 많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이 지역의 코로나19 증가는 한국 방역 대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속속 국경 문을 열고 있는 유럽도 이날 오전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250만명을 넘어서면서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님을 입증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가속화하고 있고 전 세계는 새로운 위험한 단계에 들어 섰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