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무기 사용 지시"...윤건영, 경호처 직원 메시지 공개

입력
2025.01.13 10:00
윤건영 더민주 의원, 라디오서 문자 공개
"김성훈 차장, 대테러팀 완전군장도 지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공조수사본부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했다"는 경호처 직원의 메시지가 공개됐다.

13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늘 아침 한 경호처 직원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메시지에서 "경호처 직원들은 윤석열 씨의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현재 열악한 근무 여건 하에서도 신의로써 참아내며 직업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여기까지 버텨왔다"며 윤 대통령을 '윤석열 씨'로 지칭했다. 이어 "그러나 경호처 직원들에게 윤석열 씨가 본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에 대해서 당신을 경호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썼다.

그는 "경호처 직원들 뿐만 아니라 체포영장을 재집행하는 경찰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과 딸들"이라며 "대한민국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알고 있다"고 윤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경호처는 피경호인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윤석열 씨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경호처 강성 지휘부를 멀리하고 국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라고 윤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윤 의원은 이 메시지에 대해 "이분들은 자신들은 경호관으로서의 직무를 다하고 있다, 피경호인인 윤석열 씨를 맡고 있는데 윤석열 씨가 하는 행태가 제대로 된 것이냐,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경호관들을 사지로 내모는 게 이게 맞냐, 라는 항의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경호처 간부와 연속 오찬...내부 단속 강화

한편 윤 대통령은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불리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을 중심으로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10일에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과, 12일에도 김 차장, 이 본부장 외에 핵심 부장단 4명을 추가해 6명이 함께 오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11일 윤 대통령은 김 차장 이하 3급 이상 간부들과 격려하는 취지의 오찬을 가졌다. 종합하면 10일부터 사흘 연속 경호처 간부들과 오찬을 가지면서 내부단속을 꾀한 셈이다. 윤 의원은 "경호관들은 사실상 그림자들인데, 이들이 전면에 나서서 이 사태의 주역처럼 비춰지는 것은 윤석열 씨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받은 김 차장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최근 김 차장이 윤석열 씨가 다시 대통령으로 복귀하면 정식 경호처장이 돼서 권력을 잡겠다라는 생각을 공공연하게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라며 "윤석열 씨가 한남동 관저에서 경호 방어 태세를 점검하는 모습들이 영상에 찍혔을 당시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이 수행하고 박종준 전 경호처장에게는 알려주지도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한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지난주 금요일(10일)에 경찰에 출석하면서 경호처에 제시한 △비폭력 △스크럼을 짰을 때 경찰 수사관들이 오면 열어라 △체포시 이동할 때 경호 차량으로 이동 등의 원칙을 김 차장이 뒤집어버렸다고도 말했다.

윤 의원은 "토요일(11일)에 김 차장이 경호처 내 대테러 팀에게 '완전군장을 착용하고 화기는 가방에 넣고 실탄까지 챙겨라, 다만 삽탄은 하지 마라, 이렇게 해서 매스컴에 노출되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고 말하며 "매스컴에 일종에 '우리의 무장이 이런 거야'라는 과시를 한 것인데, 직원들은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되지'식으로 경악을 했고, 과장급에서 자의적으로 판단해 중단시켰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