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2024년보다 더 어려울 것" 트럼프 2기 맞아 우울한 국내 제조업계

입력
2025.01.12 20:00
산업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발표
산업 유형 관계없이 "매출 개선 어렵다"
내수부진·대외 불확실성 증가에 어려워


국내 제조업계가 올해 매출이 2024년보다 더욱 떨어질 거라는 예측을 내놨다. 국내 내수 부진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돼서다. 특히 트럼프 2기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화되고 고금리가 지속될 거라고 봤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12월 9~24일 1,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조업 경기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경기실사지수(BSI)는 0~200 범위에서 산출되며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 수록 전 분기 대비 개선을, 0에 가까울수록 악화를 의미한다.


올해 매출 전망 BSI 91... 2024년보다 낮다


올해 국내 제조업 연간 매출 전망 BSI는 91로 집계돼 1년 전에 공개된 2024년 전망치(99)보다 낮게 나왔다. 2024년도 매출 개선 가능성을 낮게 점쳤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본 것이다. 산업 유형별로는 모든 부문에서 100 아래로 나왔고, 매출액 규모별로는 대형업체(101)만 100을 간신히 넘겼다. 주요 업종별로는 무선통신기기(105), 조선(101), 바이오·헬스(102) 업종만 100을 웃돌며 낙관적 매출 기대감을 유지했고 디스플레이(97), 자동차(95), 철강(75) 등은 부진을 우려했다.

제조업계는 매출 하락이 당장 올해 1분기(1~3월)부터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1분기 매출 전망 BSI는 모든 유형에서 100을 밑돌았고 규모와 관계없이 하락을 예측했다. 업종별로 전 분기와 대비해보면 무선통신기기, 철강, 일반기계, 정유, 섬유 등 업종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떨어지는 등 연초 매출 부진에 대한 우려가 묻어나왔다.



내수 부진에 트럼프 리스크까지


이 같은 부정적 예측의 근거로는 내수 부진과 재고 누증(49%), 대외 불확실성 지속(47%), 고환율 및 생산비 부담 가중(42%) 등이 많이 꼽혔다. 특히 내수와 대외 불확실성을 원인으로 꼽는 응답 비율은 지난 분기보다 각각 2%포인트(p), 16%포인트씩 늘어났다. 여기에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의 장기화, 불확실성을 무기로 내세운 트럼프 2기 출범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제조업계는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재심화되고 고금리가 지속될 것(41%)이라고 우려했다. 또 공약이었던 고율 관세 부과(24%)도 걱정 요소였다. 그러나 중국산 제품 대체 효과(13%)를 기대한다는 응답은 많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4분기(10~12월) 제조업 매출 현황 BSI는 87, 시황 현황 BSI는 84로 전 분기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91)과 내수(86)도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100보다 낮았다.

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