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협박" "망상 버려라"… 개혁신당 진흙탕 '폭로전'

입력
2025.01.12 15:00
허은아 "李, 김철근 통해 당무 관여"
이준석 "당무 의견 낸 적 없어… 거짓"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거취를 둘러싼 당 내홍이 급기야 폭로전으로 비화됐다. △비례대표 공천 △특별 당비 △협박 전화 등을 놓고 주장이 엇갈리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허 대표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의원과 가까운 김철근 전 사무총장 경질을 논란의 이유로 지목하며 "이 의원은 더 이상 '상왕정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김 전 사무총장을 통해 당 운영 전반에 관여해왔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 의원은 허 대표의 방만한 재정 운영 및 비정상적 당 운영 등을 당원소환제 배경으로 들며 "망상을 버리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폭로전이 이어졌다. 이 의원이 앞서 "(허 대표가) 방만한 재정 운영 이후 국회의원들에게 5,000만 원씩 특별당비를 내라고 난리쳤다"고 주장하자 허 대표 측은 "김 전 사무총장이 이 의원 선거자금으로 쓸 자금을 모아달라고 한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이 의원은 "특별당비를 걷으려던 건 7월이고 계엄은 12월인데 거짓 해명으로 넘어가려 하냐"고 재반박했다.

허 대표 측 정재준 비서실장은 이 의원이 당 화합 촉구 성명을 발표한 당협위원장에게 "'성명서에 이름을 계속 둘지, 떠날지 판단하라'며 협박성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의원은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제가 하지도 않은 말로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거짓"이라고 받아쳤다.

외려 이 의원은 허 대표가 총선 당시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다며 "동탄에 제가 사는 숙소까지 찾아와 울면서 난리를 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허 대표는 "사람의 기억이 참 다르다"면서도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허 대표 회견에 동석한 조대원 최고위원은 총선을 앞두고 이 의원이 주호영·천하람 의원, 조응천·이철희 전 의원 등과 함께 대구 출마를 제안했다면서 "그런데 안 나왔다. 이준석이 거짓말하는 걸 너무 많이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봤을 땐 이건 깡패다. 조폭 두목이 중간 행동대장에게 결과물을 갖고 오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도형 기자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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