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윤성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이 올 하반기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APEC 회의에 대해 "차질 없이 개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특히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면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는 대표적인 국제 행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관심과 기대를 당부했다.
올해 APEC 회의는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다. 이에 따라 본회의 격인 정상회의뿐 아니라 전문가부터 고위 관리, 장관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참석자를 대상으로 한 회의들이 경주, 인천, 제주 등에서 1년 내내 200여 차례 열릴 예정이다. 고위관리회의는 해당 회의들의 결과를 종합하고 APEC 운영에 관한 결정을 총괄하는 기구다. 개최국에서 고의관리회의 의장을 배출하는 관례에 따라 윤 의장이 지난해 말 활동을 시작했다. 윤 의장은 유엔 대표부 공사참사관과 유엔과장,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 등을 지낸 다자외교 전문가다.
윤 의장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미국 APEC 센터 연례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미국 유력 정·재계 인사들이 APEC 관련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이는 자리다. 윤 의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IBM,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에게 한국의 APEC 개최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참석을 요청하고자 이번 회의를 찾았다고 한다.
윤 의장은 회의 이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 기업 대표들이 한국 정부의 준비 상황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성공적 개최를 기대했다"며 "테크기업들의 경우 디지털 강국 한국이 디지털 관련 논의를 APEC 내에서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일부 인사가 우려를 내비친 데 대해선 "APEC 회의는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그들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정국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와 관계없이 APEC 회의 개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윤 의장은 이어 "APEC 정상회의는 아태 지역 최고의 정책 공조의 장"이라며 트럼프 당선자와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2013년 집권 후 매년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게다가 중국이 한국에 이은 차기 APEC 의장국인 만큼, 시 주석이 올해 회의도 거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트럼프 당선자 역시 2기 행정부 출범 첫해에 열리는 APEC 회의라는 점에서 참석 가능성이 크다.
윤 의장은 "APEC은 지역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협의체인 만큼, 정상회의와 연계한 다수의 경제 관련 부대행사가 개최돼 국내 기업인들에게도 많은 네트워킹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 경제 신인도가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