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 김택규 현 회장 입후보 불허... '3파전' 압축

입력
2025.01.08 20:46
"횡령·배임 혐의 입건, 해임 권고 등 사회적 물의"
후보자 등록 무효·후보 결격자 공고
김 회장 "선거 중립성 훼손 행위... 법적 대응할 것"

대한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차기 회장 선거에 도전했던 김택규 현 회장의 입후보를 불허했다.

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는 제32대 회장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8일 "선거 관련 규정에 따라 김택규 후보의 후보자 결격사유를 심사한 바 후보자 등록 결정을 무효로 하고 회장 후보 결격자임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충남배드민턴협회장 출신으로 2021년 1월 제31대 회장으로 당선됐던 김 회장은 이번 선거엔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선거운영위는 김 회장을 결격자로 판단한 이유에 대해 "공금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입건됐고, 보조금 법 위반으로 협회에 환수금 처분을 받게 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회장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이 대표팀 운영 방식 등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협회를 대상으로 사무 검사·보조사업 수행점검을 진행했고, 지난해 10월 보조금법 위반과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지적하며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김 회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또 서울 송파경찰서에 횡령∙배임 혐의로 김 회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선거운영위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본보와 통화에서 "문체부의 발표 내용과 횡령∙배임 혐의는 아직 정확하게 드러났거나 확정된 사항이 아닌데, 이를 토대로 입후보를 불허한 건 선거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추후 변호사와 함께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선거운영위 결정대로 김 회장이 후보로 나설 수 없게 된다면, 16일 대전 선샤인호텔에서 치러질 예정인 회장 선거는 ‘3파전’으로 압축된다. 최승탁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태성산업 대표), 전경훈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열정코리아 대표이사),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과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김동문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가 출마했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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