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빈 "수어는 예쁜 언어... 김상중 선배 응원에 힘 얻어" [인터뷰]

입력
2025.01.08 17:52
배우 채수빈, '지금 거신 전화는' 통해 뜨거운 인기
두 달간 매일 수어 연습하며 희주에 녹아들었다
'역적'에서 부녀 호흡 맞춘 김상중에 심적 의지

배우 채수빈이 혹독하게 수어를 익힌 과정을 고백하며 자신에게 힘을 준 배우 김상중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채수빈은 8일 취재진들과 만나 최근 종영한 MBC 금토극 '지금 거신 전화는'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많은 사랑을 주셔서 아직 실감도 잘 안 나고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 보니까 신기하다. 팬분들이 단체 관람하는 영상도 봤는데 감사하더라"며 웃었다.

희주 역을 맡아 수어를 준비했던 채수빈은 "쉽지 않았다. 수어라는 언어가 일상에서 쓰지 않는 언어이다 보니까 어려웠고, 언어(말)로 표현하는 게 많은데 그걸 못하니까 표현에 있어서 한정이 돼서 어려웠다. 수어가 희주한테는 언어 소통 방식이다. 물 흐르듯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작품 결정 이후 계속 수어 선생님을 연결해달라고 졸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국 수어와 외국 수어가 다르고 뉴스 통역은 또 다르다. 드라마팀에서도 수어를 사용하는 작품을 해본 경험이 있는 게 아니어서 시행착오를 겪은 거 같다. 스트레스도 받고 잘 해내고 싶어서 욕심을 냈는데 많이 칭찬해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촬영 두 달 전부터 수어를 연습했다는 그는 "거의 매일 했다. 분량이 많았다. 통역신이 더 어렵더라"며 "감정을 얘기하는 건 내 템포에 맞추면 되는데 통역신은 이 사람에게 맞춰야 해서 어려웠다. 쉬운 수어가 아니었다. 국제 수어이고 어려운 용어들도 안무 외우듯이 술술 나올 수 있게 해야 했다. 녹음본을 부탁해 받아서 매일 밤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으로도 수어를 선보인 채수빈은 "희주 역할 통해서 수어를 처음 배웠는데 예쁜 언어더라. 한편 소외된 언어란 생각도 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서 내 지인의 아들, 딸도 수어를 따라 하고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거 보면서 예뻐 보였다.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게 소중하고 감사했다. 희주 역으로 받는 상이다 보니까 수어를 통해 소통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채수빈은 이번 작품 덕분에 수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 "선생님한테 칭찬 많이 받았어요. 재능이 있다고 하셨죠. 회화까진 쉽지 않을지 몰라도 제가 초등학생 시절에 영어 실력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하하. 기본적인 것들은 할 수 있어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주변 동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는 "김상중 선배에게 '역적' 이후 많이 의지한다. 이런저런 드라마를 찍으면서 힘든 지점 있을 때 조언을 많이 구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물으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이번에도 아버지(김상중)가 연락해서 '너무 고생했고 잘했다'고 말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이후 다양한 애칭도 얻은 채수빈은 "신기했다. 우리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희주 토끼'라고 애칭을 지어주고 했는데, 드라마가 나오고나서 (시청자들이) 토끼라고 해주는 걸 보고 놀랐다. (키가) 작아 보이지만 내가 생각보다 길다. 수트 입었을 때 멋지다고 '팔척 토끼'라고 불러줘서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며 "그 전에 나는 별명이 나무늘보였다. 닮았다더라"며 크게 웃었다.

여러 작품에 도전하며 어느덧 30대가 된 채수빈은 "배우란 직업이 보장된 게 아니니까 불안감도 갖고 있고, 20대는 마냥 연기할 수 있으면 행복하고 즐거웠다면 지금은 좀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도 있다. 치열하게 연구하고 연기해야겠단 생각도 들고, 좋은 배우로 좋은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금 거신 전화는'은 로맨스와 스릴러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로맨스릴러 장르로 극적 재미를 끌어올렸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8.6%, 수도권 8.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 마지막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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