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尹, 법 집행 거부 참담... 나라 혼란 빠트리지 말아야"

입력
2025.01.08 19:30
"법치주의, 사법체계 부정하는 일 더는 없길"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더는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지 말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법절차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개회를 선언하면서 "헌법 수호의 의무가 있는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헌법 가치가 부정되는 상황을 지켜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해 한말씀 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현직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는 국가적으로 큰 불행"이라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물리력을 동원해 적법한 법 집행을 거부하는 것은 더욱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근간인 법치주의와 국가 사법 체계를 전면 부정하는 일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혼돈과 교착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계엄군이 총을 들고 국회로 들어온 사건이라는 사안의 본질은 절대 호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수습 과정은 여야의 정치 갈등이나 진보·보수의 이념 갈등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우 의장은 "헌법과 반(反)헌법, 민주주의와 반(反)민주주의가 문제의 본질"이라며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가 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정상 궤도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민주주의와 헌법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국정 안정이고 대외 신인도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이 윤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자 여당인 국민의힘의 일부 의원들은 "사회를 봐라"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등 이른바 쌍특검법은 재표결에서 부결됐다. 내란 특검법은 재표결에서 찬성 198표·반대 101표·기권 1표, 김 여사 특검법은 찬성 196표·반대 103표·무효 1표로 각각 부결됐다. 재표결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명 이상의 찬성이 가결 요건이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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