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왕(尹) 따라 얼마나 더 순장돼야 하나"... 친정 협박 의원에 경찰들 성토
경찰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따지기 위해 경찰청을 항의 방문한 걸 두고 일선 경찰관들이 내부망에 성토하는 글을 쏟아냈다. 체포영장 재집행 시엔 전국에서 지원자를 받아 2,000명의 체포조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는 글도 올라왔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내부망(현장 활력소)에는 전날 '친정에 와서 훗날을 생각하라고 한 국회의원을 생각하며'란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경찰관 A씨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구속 기소로) '상갓집'인 친정에 온 그 의원에게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으로는 부족하시냐고 묻고 싶다"고 썼다. 이어 "얼마나 많은 경찰관이 그 잘못된 왕(윤석열 대통령)을 따라 순장을 당해야 만족하시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원을 향해 "(경찰대 2기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에게 순순히 합법 절차를 따르라고 설득해서 후배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A씨가 언급한 국회의원은 지난 6일 경찰청을 찾아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불법이라 무효인데 왜 따르냐"는 취지로 따진 '친윤석열계' 이철규(간부후보생 29기)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 의원은 당시 같은 당의 경찰 출신인 서천호(경찰대 1기), 김석기(간부후보생 27기), 이만희(경찰대 2기) 의원과 함께 항의 방문했다. 이들이 다녀간 뒤 경찰 내부에선 "옛 상관들의 협박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철규 의원이 우 본부장에게 '훗날을 생각하라'는 말까지 했다고 알려졌지만, 이 의원은 "그런 말을 안 했다"고 부인하고 있다. 경찰 조직이 격앙된 가운데 윤 대통령 체포에 결기를 보이는 글도 게시됐다. 경찰관 B씨는 '체포영장 집행 투입 경찰관 모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나락으로 떨어진 경찰의 위상을 조금이나마 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체포영장 집행 시 전국 경찰관 중 지원자를 받아 이틀 이내에 최소 2,000명을 모집해 투입하자"고 주장했다. 이 글엔 이날 오후 6시까지 3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경찰관은 "고생하는 한남동(관저 현장) 경찰관을 위해 급히 필요하다"며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또 다른 경찰관도 "최선봉에 서서 경호처장과 피의자 윤석열에게 직접 수갑을 채우고 싶다"고 거들었다. 글의 내용이 지나치다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한 경찰관은 "아무리 나라가 이상해도 이런 정치성향 글을 막 올리면 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찰관 역시 "경찰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