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트럼프 변수' 대응에 올인…'상저하고' 예상에 상반기 통상·수출 관리에 집중

입력
2025.01.08 16:00
산업부, 2025년 주요 업무 계획 보고
트럼프 2기 대응차 조선 협력 패키지 준비
관세 피하려 상호 호혜적 관계 강조 나설 듯
글로벌 공급과잉 대항할 무역위 확대 개편
올해 수출 상저하고 예상... 상반기 지원 집중
2월 범부처 비상수출대책 발표 예정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도널드 트럼프 2기 대응을 위해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상황에서 가치 공유국이자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동행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미국 측이 힘을 보탤 뜻을 내비쳤던 조선 분야에서 협력을 튼튼히 하고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폭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밀착 소통 및 무역위원회 덩치를 키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가 다시 온다... 산업부, 총력 집중


산업부는 8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도약하는 실물경제 구현'이라는 주제로 2025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수출 여건 악화, 경쟁국에 의한 시장 잠식 심화에 더해 국내 정치 상황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겹치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최정점에 이른 상황"이라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 신산업 창출에 실기하지 않도록 흔들림 없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의 핵심은 대(對)미. 트럼프 1기 때처럼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수출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관세 폭탄을 피하고 양국이 상호 호혜적 관계임을 강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최근까지 중요성을 언급한 조선업과 관련해서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한미 조선협력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박 차관은 "기술·인력 협력, MRO(유지·보수·정비) 부분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선박 건조 협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미 무역 흑자 폭이 커지는 점도 적극 설명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차관은 "2023년 한국은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고 무역 수지 흑자의 상당 부분도 대미 투자와 관련된 부분이라는 점 등을 대선 후부터 (미국 측에) 강조하고 있다"며 "고관세 등 부정적 조치 대상이 되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산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움직임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곳곳으로 퍼질 경우 글로벌 공급 과잉 상품이 국내로 들어와 해당 업계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무역위원회를 통해 덤핑 조사 기법을 고도화하고 우회 덤핑 방지 제도를 실시한다 . 박 차관은 "이미 덤핑 제소, 불공정 무역 조사 건이 늘어나는 등 징후가 나타나는 중"이라며 "(확대 개편이) 늦었지만 서둘러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고난의 1분기 잘 버텨야... 상반기 정책지원 집중


2024년 수출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과 달리 올해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수출을 이끌었던 반도체 수출 단가가 상반기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 과잉, 통상 리스크 등도 부담이다. 박 차관은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 품목도 국제유가 동향 등을 고려했을 때 비슷한 모양새일 것"이라며 "올해 수출은 '상저하고'"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하반기 확실한 반등을 이뤄내기 위해서 2월 범부처 차원의 비상수출 대책을 마련한다. 동시에 △무역보험 252조 원 역대 최대 규모 지원 △수출 애로 해소 3종 세트(물류전용 바우처 신설 등) △수출 마케팅 지원 확대(전시·상담회·무역사절단) △중소·중견기업 수출바우처 상반기 70% 이상 집중 지원 등도 실시한다.

아울러 위기를 맞은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주력 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대책 방안도 내놨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사업 착수, 친환경차·이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등이 있을 예정이다. 또 AI·로봇·바이오 등 3개 분야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선정, 집중 지원한다.

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