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와 탄핵에 당당히 맞서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를 맡을 변호사들이 윤곽을 드러냈다.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후 13일 만이다.
윤 대통령 측은 27일 탄핵심판 1차 변론준비기일을 불과 5시간 앞두고 헌법재판소에 대리인 선임계를 제출했다. 대리인단이 아직 꾸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동안 헌재가 보낸 문서를 수령하지 않고 준비명령도 따르지 않다가 이날 오전 기습적으로 대리인을 선임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방패 역할을 할 이들은 배보윤(64·사법연수원 20기)·윤갑근(60·19기)·배진한(64·20기) 변호사로, 이날 직접 헌재에 출석했다. 대부분 윤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인물들이다. 판사 출신의 배진한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2022년 대선 때 윤 대통령의 경제 분야 공약을 조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탄핵심판과 수사 대응 과정에서 대리인단 공보를 맡을 윤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시절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대검찰청 강력부장, 반부패부장을 거친 검찰 내 대표적인 '강력·특수통' 출신이며,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을 지냈다.
배보윤 변호사는 헌법연구관 출신으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헌재 공보관을 지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며 탄핵심판의 특수성을 감안해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를 담당할 변호인단은 따로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 대표는 고검장 출신의 김홍일(68·15기)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맡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로, 대검 중수부장 시절 중수2과장이었던 윤 대통령의 직속상관이었다. 대선 때 윤 대통령 캠프에서 정치공작진상규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검사장 출신의 석동현(64·15기)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외곽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윤 변호사는 이날 변론준비기일을 마치고 법정을 나와 "전체적인 변호인단 규모는 계속 보강할 것"이라며 "지원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