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에 세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의 훼손을 막기위해 공무원들을 '불침번' 세우기로 하자 공무원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시는 박정희 동상 제막식이 열린 23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동상 보호를 위해 시 행정국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불침번 근무를 편성했다. 근무시간은 매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3인 1조로 편성해 동상 근처 차량 내에서 대기하는 방식이다.
박정희 동상 제막식 전날인 22일 일부 반대 단체 등이 바닥과 벽 등에 '동상 철거' '독재자' '우두머리' 같은 낙서를 하다 시 공무원 및 경찰과 마찰을 빚어 이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요 공공시설물인 동상을 안전하게 방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동상 훼손 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초기에는 계도활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무원들은 반발했다. 대구시 새공무원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대구시가 박정희 동상 건립에 이어 직원을 동원해 야간 불침번까지 세운다고 한다"며 "연말연시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야 할 시간에 동상을 지키기 위해 근무 계획을 세운 대구시는 각성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구시는 23일 동대구역 광장에 밀짚모자를 쓰고 볏단을 든 3m 높이의 박정희 동상 제막식을 진행했다. '보릿고개 넘어온 길, 자나 깨나 농민 생각', '재임 18년 동안 모내기, 벼베기를 한 해도 거르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글귀가 새겨졌다. 동상 제작에는 약 6억 원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