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의 아르헨티나 "괴롭지만 일단 지지"

입력
2024.12.25 04:30
21면

편집자주

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국가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충격 요법에 의존한 과감한 개혁 몰아붙이기로 여전히 논란과 과제가 많지만, 국민 지지율은 전임 대통령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경제 신봉자인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페소화 50% 평가 절하 △연료 보조금 폐지 △정부부터 절반으로 축소 등 다소 과격한 개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그러나 미래 경제에 낙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 갤럽에 따르면, ‘국가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믿는 의견은 41%, ‘생활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의견은 53%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5년(국가 경제 38%, 생활 경제 54%,)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치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월간 인플레이션은 2023년 12월 25%를 넘었지만, 지난 8월에는 3.9%로 안정된 상태다.

하지만 실물 경제 상황은 갈 길이 멀다. 엄격한 긴축 프로그램으로 인해 빈곤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69%는 여전히 “직업을 찾기 어렵다”고 했고, 35%는 “음식을 살 돈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두 수치 모두 지난 10년간 평균치와 거의 비슷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최하위 수준이다.

밀레이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전임 정부보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23년 아르헨티나 국민의 정부 신뢰도는 역대 최저 수준인 24%로, 전 세계적으로도 하위 10위권 수준이었다. 이후 밀레이 대통령이 집권한 2024년 정부 신뢰도는 43%로 급등한 상태다. 다만, 여전히 불신(53%)이 더 높았다.

갤럽은 “중산층 이상 계층이 밀레이 대통령을 선호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소득 계층별 대통령 지지율을 보면, 저소득층의 지지율은 페르난데스 대통령(2023년) 당시 30%였다가 올해 밀레이 대통령엔 39%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중산층은 같은 기간 18%에서 52%로, 상류층(소득 상위 20%)은 8%에서 무려 59%로 급상승했다.

갤럽은 “밀레이 대통령의 과감한 개혁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국민은 전임 대통령에 비해 상당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전임 대통령인 마크리, 페르난데스 모두 집권 2년차에 지지율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향후 밀레이 대통령의 과제는 꾸준한 지지율을 확보해 개혁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