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끝나지 않는 내홍… 새로 구성된 내각에 야당 '발끈'

입력
2024.12.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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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불신임 후 임명된 바이루 신임 총리
취임 열흘 만에 "경험 풍부" 새 내각 꾸려
'회전문 인사'에 야당 "도발" "불신임할 것"

정국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에서 23일(현지시간) 가까스로 새 내각이 구성됐다. 범여권 중도 정당 '모뎀'의 대표인 프랑수아 바이루 신임 총리가 임명(13일)된 지 열흘 만이다. 지난 9월 초 취임한 미셸 바르니에 전 총리가 꾸린 내각이 의회의 불신임(4일)으로 3개월 만에 붕괴된 지 19일 만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날은 순탄치 않다. 새 내각을 채운 인사 상당수가 직전 정부를 포함, 과거 정부에서 기용됐던 인물이라는 점을 두고 야당은 '타협을 염두에 두지 않은 일방적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를 (또다시) 불신임하겠다'는 엄포마저 벌써부터 나온다.

새 내각에 바이루 "자랑스럽다" 했지만...

유럽 전문 매체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프랑스 엘리제궁은 바이루 총리가 제출한 내각 명단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원집정부제를 택하고 있는 프랑스에선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가 정부 수반으로서 장관 임명·내각 구성 권한을 갖는다. 바이루 총리는 각료 명단 발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매우 자랑스럽다"며 "모든 프랑스 국민과 화해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팀"이라고 자평했다.


야당에선 벌써부터 "불신임" 엄포

그러나 외부의 시선은 싸늘하다. 당장 야당과의 반목 끝에 어렵게 꾸린 내각임에도 '협치 정신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내각 구성원 34명 중 상당수는 중도 성향인 범여권 또는 보수 성향인 공화당 출신이다.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 참패 이후 의회 해산, 조기 총선을 거쳐 구성한 바르니에 정부 때와 동일한 구성이다.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많다. 바르니에 정부의 각료 4명(브뤼노 르타이오 내무장관·세바스티앙 르코르뉘 국방장관·장 노엘 바로 외무장관·라시다 다티 문화장관)은 유임됐고, 2022년 5월~올해 1월 총리를 지낸 엘리자베트 보른은 교육부 장관으로 복귀했다.

다만 바르니에 정부 붕괴를 촉발한 '예산 문제'를 관장하는 재정경제부 장관에는 프랑스 공공 금융기관인 예금·위탁사무소의 대표였던 에리크 롱바르가 새로 임명됐다. 내년도 예산안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는 특별법에 기반해 공공 서비스를 겨우 유지 중이다. 지난 20일 통과된 특별법은 '올해 예산 규정을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임시 연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안정적 임기 유지'가 목표지만, 야당은 잠자코 보지 않을 태세다. 좌파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바이루 총리가 극우 정당(국민연합)의 협조를 기대하면서 극우 정부를 구성했다며 "이것은 도발"이라고 쏘아붙였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즉각 "새 정부 불신임 투표를 제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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