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축구 2부 리그(K리그2) 강등 직전까지 갔던 전북 현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지휘봉을 잡았던 거스 포옛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전북은 24일 "팀의 재도약과 새 시대를 함께 할 파트너로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거스 포옛을 최종 낙점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전북은 호세 모라이스(2019~20년), 단 페트레스쿠(2023~24년)에 이어 세 번째 외국인 감독 시대를 맞게 됐다.
포옛 감독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확하다. '추락한 명가'의 재건이다. 전북은 K리그1 역대 최다(9회)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지만, 올해는 페트레스쿠, 김두현 감독 체제에서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K리그2 3위인 서울 이랜드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며 간신히 생존했지만, '전통의 강호'라는 자부심에 큰 상처가 남았다. 전북은 "포옛 감독이 성공과 실패를 통해 쌓은 역경의 경험과 노하우가 팀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루과이 출신인 포옛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의 후임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현역시절 EPL 첼시와 토트넘에서 활약했고, 이후 브라이턴, 선덜랜드, AEK 아테네(그리스), 레알 베티스(스페인) 등 다양한 팀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포옛은 압박과 빌드업을 기초로 한 '맞춤형 전술'로도 국내 팬들에게 유명하다. 그는 그리스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에서 프랑스와 2-2로 비기고 네덜란드에 페널티킥으로 석패(0-1)하는 등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포옛 감독과 동고동락해 온 그의 사단도 전북 코칭스태프로 합류한다. 2009년 브라이턴 시절부터 15년간 함께한 마우리시오 타리코 수석코치, 불가리스 파나요티스 피지컬 코치, 아들인 디에고 포옛 분석 코치 모두 전주성에 새 둥지를 튼다. 동시에 정조국 전 제주 코치와 황희훈 골키퍼 코치 등이 포옛 사단과 손발을 맞춘다.
포옛 감독은 "아시아와 K리그 무대는 감독으로서 새로운 도전이다. 이 도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선수들,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겠다"며 "소통과 신뢰가 전술, 전략보다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소통하고 팬들에게 신뢰받아 전북이 K리그 최고의 팀으로 다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