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싼 사기 행태가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에 서민들의 경제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등장한 '쇼핑몰 부업' 사기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가 2005년 1월부터 이달 9일까지 20년간 적발한 사기 인터넷 쇼핑몰 738개의 피해 현황 분석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그중 쇼핑몰 부업 사기는 47개(6.4%)인데,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포착되지 않았던 사기 유형이다.
쇼핑몰 부업 사기는 물건을 사고 후기를 남기면 결제금액에 수수료까지 더해 돌려주겠다고 접근한 뒤 고가 물품 구매를 유도해 잠적하는 방식이다. 팬데믹을 거치며 인터넷 쇼핑몰이 급성장한 가운데 소액이라도 벌어 보려는 서민과 경제적 취약계층의 심리를 파고든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 쇼핑몰 사기 발생 시기도 팬데믹을 기점으로 변화했다. 이전에는 설과 추석을 전후한 1월과 9월에 많았지만 2020년부터는 여름철인 6, 7월에 집중됐다. 팬데믹을 거치며 실내보다 야외 활동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골프와 캠핑 등 스포츠·레저·취미용품 관련 사기 피해(35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기 사이트들의 접근 방식도 다양해졌다. 팬데믹 이전에는 포털과 가격비교 사이트, 스팸메일 등을 통한 접근이 많았지만 이후에는 오픈마켓, 개인 간 거래플랫폼, 문자·사회관계망서비스(SNS)·전화 등으로 이동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등장한 사기 사이트는 유명 온라인몰을 사칭하고 해외 서버를 이용해 국내에서 차단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피해가 발생한 사기 사이트 77곳 중 72곳은 해외에서 서버를 가동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피해 예방을 위해 현금보다 신용카드 결제를 당부했다. 센터 관계자는 "유명 온라인몰 사칭 사기 사이트는 할인 등을 미끼로 별도 사이트로 유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거래를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