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인삼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특유의 맛과 향은 호불호가 갈린다. 3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온 한 여성 소상공인이 도전에 나섰다. 피커피커의 신선아 대표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흑삼 제품을 시중에 선보여 삼(蔘)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고자 한다.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요.
“인삼을 아홉 번 찌고 말리는 ‘구증구포 (九蒸九曝)’, 흑삼을 주 원료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명이 특이한데요. 피키피커는 무슨 뜻인가요.
“피키(Picky)는 까다롭다는 뜻이고, 피커(Picker)는 선택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 둘을 합쳐 ‘까다롭게 원료를 선택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피키피커가 선보이는 첫 브랜드인 벨릭스(B:elix)는 검은 묘약이라는 뜻의 Black Elixir의 약자, 흑삼의 마법같은 힘을 담은 프리미엄 건강식품 브랜드입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흑삼집 외동딸인 저와 홍삼을 못 먹는 24년차 강사가 의기투합했습니다. 제 동업자는 강사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에 에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거의 매일 커피를 달고 있었다 해요. 하지만 커피는 내일 쓸 에너지를 억지로 오늘 끌어 쓰는 효과를 줄 뿐입니다. 커피를 마시며 힘을 쥐어짜내는 게 아니라, 건강한 식품을 먹어 에너지가 넘치는 일상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그 원료는 우리 집이 가장 잘 다루는 인삼이 적합하다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인삼 특유의 향과 맛은 흑삼집 딸인 저조차도 조금 버거울 때가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요. 좋은 원료를 향과 맛 때문에 멀리하는 게 아쉬웠죠. 그래서 접근이 쉬운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홍삼을 못 드시던 동업자님도 우리집 흑삼은 잘 드셨고 효과도 많이 보셨기에 창업 제안에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접근이 쉬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창업하기로 마음먹은 후 ‘넥스트 로컬’이라는 지원 사업을 발견했습니다. 도시 청년이 지역 자원을 가지고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지원사업인데요. 우리는 문경의 오미자를 선택했습니다. 흑삼의 씃 맛을 문경 오미자청으로 보완하고, 아르기닌과 타우린, 비타민B와 비타민C를 더해 흑삼의 자양강장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우리가 직접 맛보며 만든 레시피라 더 애정이 갑니다.”
흑삼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데요. 시장 상황은 어떤가요?
“흑삼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인삼은 예전부터 우리나라 대표 허브(herb)로 알려져 있고 홍삼도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나와 친숙하지만 흑삼은 그렇지 않죠. 국내 인삼 시장은 큰 업체의 독과점 구조인 데다가 주로 선물로만 소비되는 것 같아요. (이대로 가면) 인삼 시장이 점차 침체될 것 같습니다.”
기존의 인삼업계와 차별화된 피키피커만이 가진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구증구포 흑삼을 사용하는 점 자체가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홉 번 찌고 말리다 보면 사포닌 RG3가 18배 증가하고, 흡수율도 매우 올라갑니다. 또한 금산에 있는 작은 제조 공장에서 소량으로 생산하다 보니 고객에게 보다 신선하고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요. 젊은이들이 친근하게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맛에도 신경쓰고 있고요. 기존 인삼이나 홍삼 제품의 이미지를 따라가지 않고, 흑삼 건강식품을 브랜드로 만든 점 역시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층을 잡로잡기 위해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현재 준비 중인 계획이 있나요?
“젊은 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삼삼이라는 캐릭터를 제작했습니다. SNS에서 고객들과 친근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카테고리를 넓혀 신제품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인삼원료를 활용한 에너지바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이외에도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흑삼을 접할 수 있는 건강캔디, 남성용 건강제품들도 향후 제품개발 로드맵에 포함돼 있습니다.”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나요?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원재료입니다. 피키피커는 로컬 원물, 금산의 흑삼과 문경의 오미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흑삼은 여러 삼 중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명품 삼이라 자부합니다. 흑삼이 가진 쌉쌀한 맛이 커피 맛과 비슷한 데에 착안해, 흑삼 커피나 흑삼 캔디, 흑삼고를 첨가한 초콜릿 등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흑삼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