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정책 일관성 지킬 것"... 경제단체들, 외교·환율 등 우려

입력
2024.12.23 14:17
한 대행-경제6단체장 오찬 간담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3일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난 70여 년간 우리나라 발전의 선두에는 우리 기업들이 계셨다"며 대내외적 경제 위기 상황과 관련해 기업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부탁했다. 한 대행은 "현재 대행 체제의 근본은 헌법과 법률을 충실히 지켜서 우리나라가 법치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에 강한 나라로 분명히 다시 각인이 되고, 우리의 정책 결정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그런 결정이 되도록 정책 간의 일관성·정합성을 계속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등 경제6단체장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에서 이번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말 이 모든 국정의 기본이 헌법 그리고 법률에 기초를 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그러한 정책과 또 결정들이 되어야 되겠다고 굳게 믿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행은 현 위기 상황과 관련해 기업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이럴 때일수록 더 과거에 어려움을 극복하셨던 그러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주시고, 정부로서도 모든 힘을 다해서 기업들이 활동을 제대로 하고 경제가 계속 발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내수 문제와 관련, "정부도 그렇고 우리 기업들도 최대한 연말연시에 하려고 했던 행사 등을 계획대로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경제단체장들은 경제산업 측면에서의 국가 전략, 환율 방어, 트럼프2기 정부 대응 등에 대한 우려를 크게 나타냈다. 손경식 회장은 "글로벌 경쟁하에서 우리 기업들이 다른 국가 기업들보다 불리한 환경에 경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반도체, 미래차, 2차전지 같은 국가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근로시간 규제 완화 같은 대책들도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저희가 언제 이자율을 어느 정도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 또 혹은 환율이 어떻게 방어될 수 있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관세 문제 같은 것들이 저희 내부에선 상당히 충격으로 올 수 있다. 그 충격이 결국 환율이라는 지표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언급하며 "팀 코리아가 제대로 결속돼 APEC을 성공적으로 또 끌고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일관계 형태에서도 새로운 진전을 만들어내는 것이 저희 내부 경제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은 "다음 달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는데 경제 외교에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갖고 있는 채널들을 최대한 공유해 미국 신정부의 통상 정책에 대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앙회장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의 75% 정도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다고 발표했는데 차질 없는 예산 집행과 함께 기존에 발표한 경제 정책은 예정대로 추진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도 환율 문제와 트럼프 2기 출범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외교 통상 분야에서 '국가비상대책회의' 같은 것을 만들어 총리가 직접 주재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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