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신임 총리에 사회민주당(SDA)의 크리스트륀 프로스타도티르(36) 대표가 임명됐다. 지난 6월 상징적 국가수반인 대통령에 할라 토마스도티르(53)가 선출된 데 이어, 실질적 통치권자인 총리에도 여성이 오른 것이다. 두 자리를 모두 여성이 차지한 건 1904년 아이슬란드가 덴마크로부터 독립해 국가로서의 지위를 갖게 된 이후 처음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아이슬란드 국영방송 RUV 등에 따르면 토마스도티르 대통령은 이날 프로스타도티르 SDA 대표를 총리로 임명했다. 프로스타도티르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 및 재정 긴축 등을 통한 아이슬란드 경제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 및 아이슬란드 크비카 은행 출신 경제학자다.
프로스타도티르 총리는 직전 연립정부(독립당·진보당·녹색당)의 붕괴로 지난달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SDA를 승리로 이끌었다. 당대표가 된 지 약 2년 2개월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 낸 그는 '역대 최연소 아이슬란드 총리' 타이틀도 거머쥐게 됐다.
아이슬란드 내에선 무엇보다 반년 전 역대 두 번째 여성 대통령(토마스도티르)이 탄생한 데 이어, 역대 세 번째 여성 총리(프로스타도티르)까지 동시에 배출된 데 주목하고 있다. 성차별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이를 철폐하기 위해 앞장서는 아이슬란드 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다. 아이슬란드는 이른바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성평등 지수에서 1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모범 국가'다.
이날 발표된 프로스타도티르 내각 구성원 11명(총리 1명·장관 10명) 중 7명(63%)이 여성이기도 하다. 독일 슈피겔은 "처음으로 내각에 남성보다 여성이 많아졌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내각은 SDA를 비롯해 연립정부에 참여한 국민당과 자유개혁당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