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46만 명... 주요 투자처는 주택·주식

입력
2024.12.22 15:00
14면
KB금융 '2024 한국 부자 보고서'
부동산 55%, 금융 39% 자산 배분
금융자산 300억 이상 1만100명

우리나라에서 1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46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부자들은 단기 투자처로 주식,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는 거주용 주택에 관심을 보였다.

2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 말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 조건에 부합하는 부자는 올해 46만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0.9%로 추산됐다. 지난해보다 1%(5,000명) 늘었는데, 증가율은 부자 수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 부자의 70.4%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살고 있었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에 45.5%가 집중됐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 원으로 1년 사이 2.9% 불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18.7% 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산 규모별로 세분화해 보면 1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가 91.5%(42만1,800명)로 대부분이었다. 보유 금융자산이 10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2만9,100명(6.3%)이었고, 3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1만100명(2.2%)은 ‘초고자산가’로 분류됐다. 한국 부자의 총부동산자산은 2,802조 원으로 전년 대비 10.2% 늘었다

7~9월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부자 4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의 총자산은 부동산과 금융자산에 각각 55.4%, 38.9% 비율로 분포돼 있었다. 금융자산 비중이 일반 가구(16.8%)의 2.3배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거주용 주택(32%) 비중이 가장 컸고, 그다음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1.6%), 거주 외 주택(10.9%), 빌딩·상가(10.3%), 예·적금(8.7%), 주식(7.4%) 등 순이었다. 금융 투자에선 지난 1년간 “수익을 냈다”는 응답률이 32.2%로 손실 응답(8.6%)보다 네 배가량 높았다. 주식을 거래하는 부자들은 국내주식 평균 6.1개, 해외주식 평균 4.2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부자들이 자산 관리를 위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분야는 ‘국내 부동산 투자(40%)’였다. 금값 상승세와 함께 실물(금·보석) 투자에 대한 관심(34%)도 두드러졌다. 향후 1년 이내 단기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로는 주식(35.5%)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금·보석(33.5%), 거주용 주택(32.5%) 등이 뒤를 이었다. 중장기적 유망 투자처로는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이 간발의 차로 1, 2위를 차지했고, 거주용 외 주택(32.3%) 선호도 높았다.

한국 부자 세 명 중 한 명(31.3%)은 부동산과 금융을 합친 총자산이 100억 원 이상이어야 부자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주된 원천은 사업소득(32.8%)과 부동산 투자(26.3%)였다. 자산 증식의 밑천이 된 ‘종잣돈’ 규모는 평균 7억4,000만 원으로, 평균 42세에 모았다고 답했다.

강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