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긴장했던 하루"였다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퇴근 인사를 남겼다. 그의 퇴근은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담을 뛰어넘어 국회로 들어간 지 약 열흘 만이었다. 우 의장이 이날까지 국회에서 보낸 일상을 담은 사진들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우 의장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긴장했던 하루, 오늘의 일을 모두 마무리했다. 탄핵소추의결서가 헌법재판소와 대통령실에 전달된 것을 확인하고, 이제 퇴근한다"고 적었다. 그는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공관으로 퇴근하지 않고 국회 집무실에서 비상대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부터 그는 국회에서 일하는 모습을 틈틈이 페이스북에 올리며 시민과 소통했다. 그가 공유한 사진을 모은 게시물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우원식의 일주일'이란 제목으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했다.
첫 번 째 사진에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상황에서 국회로 들어가기 위해 월담하는 우 의장의 모습이 담겼다. 오후 10시 56분쯤 국회에 도착한 우 의장은 국회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찰 차벽에 가로막혀 진입이 어려워지자 담벼락을 넘었고 다음날 오전1시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게시물엔 근무 기간 중 국회 주변 산책로를 걷는 사진도 첨부됐다. 우 의장은 지난 11일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의장실에서 일을 하다 머리도 아프고 해서 직원들과 국회 주변 한강길 산책에 나섰다"고 남겼다. 그는 이 밖에도 격무 중 짬을 내 먹은 라면과 김밥 사진, 의장실 바닥에 이부자리를 펼쳐 놓은 모습, 개량 한복으로 된 잠옷을 입고 의장실서 집무를 보는 장면 등도 공유하며 비상 상황에서 일하는 모습을 알렸다.
마지막으로 우 의장은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14일 오후 7시 24분에 서명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의결서 등본'의 수령증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이렇게 해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고 적으며 열흘 간 이어진 국회 비상근무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 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 명에게 정부 요직에 있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를 물은 결과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6%로 1위를 차지했다. 그를 불신한다는 응답은 26%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에 함께 이름을 올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다르게 신뢰한다는 응답 비중이 불신을 앞선 유일한 정치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