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연대하는 새 삶을 살겠다"는 고별사와 함께 은퇴한 전 프로축구 선수 임민혁(30)이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의 친분을 '인생의 치욕'이라고 후회하며 소셜미디어에 남긴 지지 철회 선언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조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105명의 국민의힘 의원 중 하나다. 임민혁의 해당 게시물은 10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임민혁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지식정보사이트 '나무위키'에 기재된 '제가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친하다'는 내용을 삭제해달라"고 운을 뗐다. 임민혁이 공유한 나무위키 캡처 이미지엔 "(임민혁은)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같이 식사를 하고 국회 사무실에 방문할 만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적혀 있다.
임민혁은 이어 "자기 소신도 없이 권력을 위해 내란에 동조하는 자와 친분이 있다는 것은 인생의 치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그렇게 자랑스럽게 살지 않았지만 적어도 부끄럽게 살진 않았다"면서 "조정훈 당신과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 찰나의 순간만큼은 인생의 모욕이자 수치"라고 했다. 이어 "당신에 대한 지지를 거두겠다. 그따위로 생각하니 기득권이 되고 엘리트가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민혁은 지난 4월에도 "축구계에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리'에 집착하는 이들이 있다"고 공개 비판하며 소신을 밝힌 바 있는데, 누리꾼들은 당시 발언이 최근 '12·3 불법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현재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 '라이프코드' 채널에 출연해 "(자격이 없는데도) 그 자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이 오염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건 제 개인 의견이 아니라 시대적인 요구다"라고 말했다.
임민혁은 K리그2 천안시티FC에서 골키퍼로 뛰었으나 그리 유명하지는 않은 축구인이었다. 그러나 3월 은퇴 당시 자신의 SNS에 남긴 고별사에서 "(나는) 훌륭하지도 않았지만 정정당당하게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멋진 세계에서 멋진 사람과 함께 하며 내 삶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적어 감동을 줬다. 그는 "저보다 열정 있고 성실한 후배의 자리를 빼앗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킨다. 더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면서 새 인생을 살겠다"는 소회를 남겨 팬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