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가 첫 적용됐으나 '불수능'으로 평가된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N수생인 졸업생이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과목 모두 고3 재학생보다 1등급 비율이 2, 3배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대도시가, 학교 설립 유형별로는 사립학교가 모든 영역 1·2등급 비율이 높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의 '2024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내신 부담 없이 학원 등에서 수능 과목만 집중 공부하는 졸업생들의 강세 현상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국어의 1등급 비율은 졸업생이 6.9%로 재학생(2.7%)보다 2배를 웃돌았으며, 5등급까지 각 등급마다 졸업생 비율이 높았다.
수학의 1등급 비율 격차는 더 컸다. 졸업생이 8.1%로 재학생(2.3%)보다 3배 이상 많았으며, 4등급까지 등급마다 졸업생 비율이 더 높았다.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가 적용된 영어 역시 1등급(100점 만점에 90점 이상) 비율은 졸업생이 7.1%로 고3(3.6%)의 2배에 가까웠다. 영어 역시 4등급까지 등급별 졸업생 비율이 고3보다 높았다.
수험생 원점수가 전체 평균과 떨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표준점수로 보면, 국어는 졸업생 평균 108.6점으로 고3 재학생(95.8점)보다 12.8점 높았다. 수학에서 졸업생 평균 표준점수는 108.2점으로 고3(96.1점)보다 12.1점 높게 형성됐다.
다만, 점수 격차는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래 치러진 최근 3년간 시험 중 가장 덜했다. 2022학년도 수능 때 국어 13.2점, 수학 12.3점, 2023학년도 수능 때 국어 12.9점, 수학 12.4점 차이보단 격차가 소폭 줄었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기조로 수능 난도가 내려갈 걸로 예상돼 졸업생 등 N수생 응시자가 대폭 늘었다. 전체 응시생(44만4,870명)의 35.4%(15만5,368명·검정고시 포함)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도시 소재 학교 모든 과목 표준점수 평균이 중소도시 및 읍면지역 학교보다 높았다. 대도시 학교는 국어 표준점수 평균이 98.5점으로 중소도시보다 3점, 읍면보다 5.2점 높았다. 수학도 대도시는 98.8점으로 중소도시보다 3.1점, 읍면보다 5.2점 많았다. 영어는 대도시의 1등급 비율이 4.7%로, 중소도시(3.1%)보다 많았으며, 읍면(2.3%)과 비교하면 2배가량 차이가 났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국어, 수학, 영어 모두 1·2등급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국어 1등급은 서울 4.8%였고, 경기 3.0%, 대구 2.9% 등 순이었으며, 수학 1등급은 서울 5.1%, 경기 2.5%, 대구 2.4% 등 순이었다. 영어 1등급은 서울 6.7%, 세종 4.5%, 대구 4.1%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는 사립학교가 국공립학교보다 주요 과목 1·2등급 비율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1등급 비율은 사립 3.8%, 국공립 2.1%, 수학 1등급 비율은 사립 3.3%, 국공립 1.7%로 집계됐다. 영어 1등급도 사립 4.8%, 국공립 2.9%로 차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