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함께 연구·개발(R&D)을 하며 수입에 의존했던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부속품의 국산화 및 기술 고도화에 성공한 중소기업 '세미솔루션'의 이정원(59) 대표는 6일 "중소기업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판로 개척"이라며 "LG전자의 도움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미솔루션은 반도체 집적회로 설계를 통해 모바일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서 주문형 반도체를 개발하는 시스템 반도체 전문 기업이다.
2018년 어느 날 이 대표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용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하자는 LG전자의 러브콜이었다. LG전자는 그동안 미니 LED 생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중국산을 수입해 써왔지만 원가 경쟁력 확보, 공급망 안정 등을 위해 이 부품에 들어가는 주문형 반도체를 국산화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두 회사의 R&D 협력은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운영하는 '구매조건부신제품개발사업' 지원 대상으로 뽑혔다. 이 사업에 따르면 중기부와 대기업은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새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돕고 여기에서 탄생한 제품을 해당 대기업이 사다 씀으로써 안정적 판로 확보까지 힘을 보탠다.
이번 사업에서 정부와 LG전자는 각각 2억8,000만 원을 투자했으며 세미솔루션은 엔지니어를 투입했다. LG전자는 또 세미솔루션에 기술 컨설팅도 해주고 세미솔루션은 관련 특허 및 지식재산권(IP) 확보와 직원 추가 고용을 통해 4년 만인 2022년 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두 회사의 시너지는 이때부터 빛을 냈다. 높은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은 제품 개발에 성공해도 판로 개척이 쉽지 않아 양산 및 상용화 단계에서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다. 반면 이번 사업은 LG전자의 필요에 따라 시작된 만큼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정부가 대기업과의 윈윈 구도를 만들어줬고 제품 양산 및 상품화 단계에서 LG전자의 큰 도움을 받았다"며 "중소기업들에 이상적인 사업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세미솔루션과 LG전자의 동반 성장은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까지 LG전자는 10억6,200만 원, 다른 기업은 3억1,300만 원어치를 각각 구매했다. 또 2026년까지 74억8,000만 원의 매출 효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LG전자는 4개, 세미솔루션은 3개의 특허를 각각 출원했다.
두 회사의 상생 사업은 올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우수 모델인 '윈윈 아너스(Winwin- Honors)' 우수 사례로 뽑혔다. 이 대표는 11월 20일 열린 기념패 수여식에서 "이번 협력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키운 사례"라며 "대·중소기업이 상생 협력해서 서로 발전할 수 있음을 증명해 뿌듯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