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간편식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이유다. 한국형 프리저브 소스(Preserve Sauce‧잼과 비슷하나 발림성이 좋고 녹진하며 원재료의 식감을 더 살린 소스)에 집중, 새로운 간편식 소스를 선보이는 스퀴진은 첫 번째 제품으로 1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국내 최초 김 소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행에서 만난 인연으로 각자의 경험을 살려 의기투합한 두 공동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퀴진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맛있고 영양가 있는 한 끼를 손 쉽게 만들어 주는 한국형 프리저브 소스 브랜드, 스퀴진입니다. 스퀴진(Squeezin)이란 쭉 짜내다라는 뜻의 ‘Squeeze’라는 단어와 고급 요리를 뜻하는 ‘Cuisine’을 합친 말이예요. 말 그대로 튜브를 쭉 짜기만 하면 질 좋은 요리가 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프리저브(Preserve) 소스란 잼이나 페스토, 스프레드처럼 발림성이 좋고 제형이 녹진한 형태의 소스를 말합니다. 우리는 바쁜 현대인들이 보다 손쉽고 빠르게 퀄리티 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돕는 ‘식탁의 치트키’, 소스를 개발합니다. 국산 돌김과 특제 간장소스로 만든 첫 제품인 ‘쭉- 짜서 비벼 먹는 밥친구 김소스씨’ 출시를 앞두고 있어요.”
공동창업을 하셨는데요.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또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리 둘 모두 여행을 좋아해요. 10년 전 라오스 여행에서 만나 친해졌고요. 이후 각자 아시아, 유럽, 중남미 등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녔는데요. 저(임정은 대표)는 덴마크와 칠레, 멕시코에서 살았고 그 곳에서 일하며 그 나라의 식재료와 그 특성, 조리법을 배웠어요. 정다솜 대표는 런던에서 2년간 바텐더를 하며 칵테일에 쓰는 허브류와 향신료, 과일의 조합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둘 다 기본적으로 식재료에 관심이 많고, 그 지역의 식재료를 활용한 소스에 흥미가 있었어요. 아무튼 각자의 긴 여행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에 정착하며, 공통 관심사인 소스류에 대해 이야기하게 됐고 창업을 하게 됐어요.”
어떻게 지금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됐나요?
“국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40%를 상회하고 있고, ‘간편한 집밥’이 트렌드입니다. 하지만 맛은 물론 활용하기 간편하며 용량도 적은 그런 소스는 많지 않더라고요. 수제 페스토(pesto)류의 소스가 있지만 유통기한이 짧으며 반드시 냉장보관 해야 하고, 가격도 무척 비싸요. 소용량을 자처하지만 기본 200g부터 시작하니 1인 가구에선 유통기한을 넘기기 쉬워요. 냉장고에 방치하다 썩히는 일이 빈번하고요. 게다가 소르빈산칼륨, 향미증진제 등 첨가물과 보존제가 들어간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위에 언급한 특징들을 보완한 소스를 직접 만들고 싶었어요. 할 일도 많은데 피곤한 날, 빠르고 간편하게 한 끼를 먹고 싶을 때, 개봉 전엔 실온 보관이 가능하며 별도의 조리나 해동할 필요 없이 바로 쭉 짜서 먹을 수 있는 제품이요. 한식에도, 양식에도 잘 어울리는 맛을 가진 그런 소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중 김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쌀, 김, 홍고추, 청고추 네 가지 원료로 시제품 레시피를 개발했어요. 그 중 김 소스에 대한 확신이 가장 컸습니다. 김은 한국인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메뉴 중 하나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익숙한 맛이니까요. 국경을 넘어서도 인기가 많고요. 한편 저는 김은 좋아하지만 조미김은 약간 꺼리는 편이에요. 기름지고 짜고, 손에도 묻는 데다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매번 나오는 점도 신경쓰였죠. 개봉 후 조금만 지나도 눅눅해지는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김을 간편한 소스로 즐길 방법을 찾게 된 거죠. 김 특유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되, 간편하고 보관이 용이한 방식으로요.”
김을 소스로 구현했다는 점이 놀라운데요. 어떤 맛인지 궁금합니다.
“다들 처음엔 ‘김으로 만들어진 소스? 대체 무슨 맛이냐’고 물어보시는데요. 드시면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아는 맛이라고 자부합니다. 맛있는 김에 특제 간장 소스가 어우러져 감칠맛이 대단합니다.”
김 소스의 다양한 활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가장 추천하는 건 간장계란밥입니다. 간장 대신 밥 위에 김 소스를 짜고, 달걀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 거죠. 메밀국수를 삶아 들기름과 김 소스를 넣어 비비면 기가 막힌 들기름막국수가 탄생하고요. 갖가지 오일 파스타에 마지막 감칠맛을 위해 우리 김 소스를 넣으면 맛이 배가됩니다. 주먹밥이나 달걀찜에 넣어 먹어도 아주 좋습니다. 크래커에 살짝 발라 크림치즈와 참치를 곁들이면 한국식 퓨전 카나페가 됩니다. 위스키, 맥주와 놀랍도록 잘 어울려요.”
제품 개발 단계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한 사항은 무엇인가요?
“간편성,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뒀습니다. 우리 ‘스퀴진 김소스씨’는 시중 소스에 비해 적은 용량인 100g으로 구성돼 있고, 휴대와 보관이 쉬운 튜브 용기라 별도 도구 없이 위생적으로 드실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소스에 넣어 섞거나, 가열 혹은 해동할 필요 없이 밥, 면 어디든 쭉 짜 비벼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그리고 해남에서 생산된 100% 국산 김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또한 순 식물성 재료만 사용하여 유당불내증이나 알러지가 있는 분들 혹은 채식지향자 분들도 드실 수 있도록 만들었고요. 감칠맛을 배가하기 위해 약간의 설탕이 들어가지만 유기농만 사용하고 있고, 트랜스지방, 포화지방이 0g이며 전체 칼로리가 76kcal이기 때문에 건강하게 즐길 수 있어요.”
개발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 같은데요.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참 오래 걸렸습니다. 작년 9월 26일에 첫 샘플을 제작한 걸 시작으로 공식 기록한 샘플링만 72회에요. 곱창김, 물김, 돌김, 파래김 등 김이란 김은 전부 써보고, 특제 간장 소스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간장을 다양하게 써봤어요. 부재료도 수십 번 바꿨고요. 그렇게 만든 샘플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며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최종 레시피를 확정한 날짜는 2024년 8월 29일이에요. 샘플 제작에만 꼬박 11개월이 조금 넘게 걸린 거죠.”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가 내세운 조건이 조금 까다로웠어요. 원물 손실은 최소화하면서 조직감이 살아있도록 원물을 갈아내는 정도도 중요했고, 뜨거운 밥이나 차가운 면 등 어떤 재료와도 잘 비벼지며 소스가 튜브에서 잘 나올 수 있게 할 만큼의 질감과 점도를 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한 보존제와 첨가물을 넣지 않기 위해 수백 번의 테스트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특제 간장 소스와 김의 배합비, 농축 조리법을 개발해 냈고, 개봉 전 실온 유통이 가능한 상태를 개발하는 데에 성공해써요. 개봉 후에도 위생적으로 사용하고 냉장 보관만 잘 하면 1년간 맛이나 품질 변화가 없고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바쁜 현대인들이 버거운 일과에 지친 하루 중, 혹은 그 끝에 ‘스퀴진의 김소스씨’를 통해 간편하면서도 색다른 한 끼를 즐기길 바랍니다. 음식 조리에 시간을 쓰는 대신, 그 시간을 여가에 활용해 차분하고 여유롭게 활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개인적으로는 고객들이 우리 소스를 맛보고 향수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또 육아하는 부모의 수고를 덜고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고요. 굴 소스나 간장, 케첩처럼 냉장고 마다 또는 도시락 가방에 늘 들어있는 소스로 자리잡고 싶습니다. 김으로 만든 소스 말고도 다채롭고 독특한 소스를 많이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