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피로감에 시국도 어수선…서울 집값 꺾인 지역 나왔다

입력
2024.12.05 14:00
서울서 반년 만에 하락 지역 나와
강동구 0.02%↓·강남3구 상승폭 크게 둔화
"은행 대출받을 수 있나" 우려 커져

전국 아파트값이 3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도 하락 지역이 나오는 등 침체 분위기가 역력하다. 고금리·고환율로 경기 변동성이 커진 데다 비상계엄 등으로 시국도 어수선해 주택시장은 관망세 속 하락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4% 올라 3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률은 지난주와 같았지만, 대출 규제가 시작된 9월부터 오름폭이 크게 축소되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0.02% 올라 전주와 같았고, 상승폭이 둔화하는 매맷값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고가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강남구가 0.1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전주(0.13%)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강남3구에 속하는 서초(0.04%), 송파(0.03%) 역시 전주보다 상승폭(각 0.09%·0.05%)이 크게 줄었다. 강동구는 0.02% 하락했다. 서울에서 하락 지역이 나온 건 5월 셋째 주 이후 처음이다. 이 밖에 종로구(0.07%)·중구(0.06%)·광진구(0.06%)·마포구(0.06%)·용산구(0.05%) 등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국지적 상승 거래가 포착되나 대출규제 등에 따른 매수 관망심리로 거래 소강상태를 보이는 단지가 나오며 시장 상황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는 3주 연속 보합(상승률 0%), 인천(-0.04%)은 3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은 전주와 같은 0.1% 상승률을 유지했다. 전국 아파트값(-0.02%)도 3주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도 주택시장은 당분간 거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의 대출 규제로 사실상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막힌 데다, 체감 대출금리도 여전히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혼란 양상이 대외 변동성을 키워 대출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은행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글이 쇄도하고 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달 6일 '디딤돌대출 맞춤형 관리방안'으로 수도권 소재 아파트에 한해 다시 한번 대출 규제를 발표했기 때문에 향후 수도권 소재 아파트 거래는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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