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한국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계엄 선포와 관련한 질의에 “미국은 이 발표(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통지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에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상황 전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변인은 “(미국)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사태에 대해 더 파악해 나가면서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도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앙골라에서 기자들의 한국 상황 관련 질문에 “막 브리핑을 받았다”며 “밤사이 상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고 수행 중인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국무부 행사에서 “우리는 심각한(grave) 우려를 갖고 최근 한국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이 모든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고 지속해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보고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미 간 동맹이 철통같다”면서 “한국이 불확실한 시기에 한국을 지지한다. 모든 정치적 분쟁이 평화롭게 법치에 따라 해결되길 바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CNN,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미국 외신들은 속보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전했다. 존 닐슨 라이트 케임브리지대 조교수는 CNN에 “솔직히 말해서 윤 대통령이 이런 일을 마음먹은 것이 기괴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외교정책 분야 한 고위 관리는 “꽤 미친 짓”이라며 “현재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NYT는 “1980년대 후반 군부 독재가 종식된 후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건 처음”이라며 “2022년 대통령에 선출된 윤 대통령은 야당과 끊임없이 정치적 대치 상태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내용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