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속속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들었다. 경찰이 국회 출입문을 통제하자 의원들은 담장을 넘어서까지 국회에 진입했고, 대부분 기습 발표에 황당한 표정으로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도 이번 계엄 발표를 '위헌, 위법'으로 규정 짓고 국회에 집결했다.
이날 밤 국회 본회의장에는 윤 대통령 발표 이후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헌법 제177조 5항에 따르면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의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 요구서를 의결하면 계엄 해제가 가능하다.
이에 윤 대통령의 발표 직후 당에서 집결 공지를 내리자마자 야당 의원들은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민주당도 계엄 선포 직후 국회로 소집령을 발령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만 170명이기 때문에 모두 본회의장에 집결한다면 곧장 계엄 해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지금 즉시 국회 본청으로 모여달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를 통해 "신속하게 국회로 와 달라.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 국회를 지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이 국회 출입문을 가로막으면서, 야당과 경찰이 일순간 대치하며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후 의원들은 담장을 넘으면서까지 국회 진입을 시도해 23시 30분 기준 60~70명 가까운 의원이 모여들었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도 국회에 도착한 상태로 확인됐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국회에서 본회의 개최를 대기하고 있는 만큼,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도착해 성원만 된다면 의결은 가능하다. 우 의장은 이날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회는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 조치하겠다"며 "국민들은 국회를 믿고 차분하게 상황을 주시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회에 도착한 야당 의원들은 모두 분노를 감추지 못하거나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의원들은 무사히 국회에 진입한 동료 의원을 발견하자 악수하며 안도를 표하는 동시에 "지금 이게 현실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거나, "대체 어떻게 하려고 이러냐"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여당에서도 곧장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여의도로 집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여의도 중앙당사로 들어가면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민의힘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요건도 맞지 않은 위법한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라고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당사 회의를 마친 후 모두 국회로 가서 계엄 해제 의결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한 대표는 "헌법 질서 내에서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문제를 바로잡겠다"며 "국회로 이동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