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동훈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 국민과 함께 막겠다"
입력
2024.12.03 22:52
김현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 막겠습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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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 탄핵안 사상 첫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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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 권한대행 "대통령실 이전 감사 재심의 검토"... 내홍 휩싸인 감사원
감사원이 '대통령실 이전' 감사의 재심의를 두고 내홍에 빠졌다. 감사원장 탄핵으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조은석 감사위원이 지난해 '봐주기 감사 논란'을 빚은 대통령실 이전 감사에 대해 직권 재심의 검토 지시를 하자 내부 반발이 나오고 있는 것. 사상 초유의 감사원장 탄핵에 이어 내부 갈등이 커지며 감사원 속앓이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조 대행은 지난해 9월 감사결과를 발표한 대통령실·한남동 관저 이전 감사에 대해 직권 재심의 검토를 감사원 사무처에 지시했다. 당시 1년 9개월에 걸친 감사는 김건희 여사와 인연이 있는 시공업체가 관저 공사를 맡는 과정에서 특혜를 누렸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하지만 감사원은 김 여사와의 직접적 고리를 밝히지 못한 채 결과를 발표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 대행은 관저 내에 증축된 70㎡(20평) 규모의 건물 감사 내용이 누락된 만큼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원 사무처는 조 대행의 지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무처는 해당 감사가 조 대행도 감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적법하게 종료됐기에, 재심의를 할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직권 재심의는 증거 서류의 오류나 누락 등으로 판정의 위법함이나 부당함을 발견했을 때만 가능하다. 감사원 관계자는 "(재심의 여부가)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행은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난해 12월 5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권한대행을 맡았다. 다만 1월 17일 퇴임을 앞두고 있어 불과 43일간 직무를 대행하는 조 대행이 정치적 파급력이 큰 지시를 내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내부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 대행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감사위원으로 야권 성향으로 분류된다. 초유의 대행 체제에서 벌어지는 감사원의 '집안싸움'은 더욱 요란해질 전망이다. 조 대행의 후임인 김인회 감사위원 역시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데다 정치 이슈와 관련된 감사 재심의 지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내부에서는 용산 이전 감사를 진행한 관계자들이 "조 대행을 인정하지 말라"며 대행 체제에 항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달영 감사원 사무총장도 최 원장 탄핵소추안 가결 즈음 "향후 권한대행에게 보고할 사안을 만들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항명이라기보다는 상급자의 지시가 적절하지 않을 때 '아니'라고 답하는, 어느 조직에서나 있을 수 있는 원칙적인 차원의 의사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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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병들고 수족 잘린 이란… 트럼프와 평화 거래냐, 핵 배수진이냐 ‘갈림길’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란이 갈림길에 섰다. 오랫동안 제재를 견디다 골병이 들고 수족처럼 쓰던 대리 세력까지 크게 망가진 터라 일단 ‘평화 거래’를 우선 고려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벼랑 끝으로 몰릴 경우 핵 개발 가속화로 배수진을 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현재 이란은 설상가상 처지다. 우선 경제난이 심해졌다. 핵 프로그램 대가로 서방 제재가 강화한 2012년 이후 이란 경제는 악화일로였다. ①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여 년간 절반에 가까운 45% 줄었고 ②화폐 가치는 지난 한 해에만 40% 급락했다. ③전력이 모자라 공장들의 생산 중단이 잦으며 ④이로 인해 물가가 급등, 지난해 11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이 37%를 기록했다. ⑤국민 3분의 1이 넘는 약 3,200만 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한 상태라는 게 상공회의소 분석이다. 경제 위기는 사회 동요를 불렀다. 여기저기 불만이다. 수도 테헤란 주요 상점가 상인은 고물가에, 퇴직 공무원은 연금 미지급에, 이란 최대 외화 수입원 석유 부문 종사자는 임금 체불에 각각 항의하는 시위를 세밑에 벌였다. 중동 패권을 노리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로서의 군사력마저 크게 약해졌다. 자국 호위 동맹 용도로 활용하던 ‘저항의 축’ 대리 세력들이 지난해 줄줄이 무너진 결과다. 팔레스타인 내 핵심 친(親)이란 무장 정파 하마스가 1년여간의 대(對)이스라엘 전쟁 여파로 와해 위기에 놓였고, 최강 이란 친위군인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지도부 상당수를 잃었다. 헤즈볼라에 안보를 크게 의존하던 시리아의 친이란 알아사드 정권까지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하필 이런 시기에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이란 경제 제재 강화는 물론 핵시설 공습 같은 군사 옵션까지 불사하며 집권 1기 당시의 전방위 압박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 예상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첫 임기 중인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깨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데 이어, 2020년 초 이란 공습을 지시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인 가셈 솔레이마니를 죽이기도 했다. 이란의 선택지는 일견 분명하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북아프리카 국장 사남 바킬은 WSJ에 “위기 탈출이 절실한 이란이 서방과의 타협을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3일 중국 언론에 “서방이 새 협정을 끌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즉시 핵 프로그램에 관한 건설적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호응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받은 노벨평화상을 그가 탐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말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텔레비전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는 “중동 평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2020년 자신이 주선한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바레인·모로코 간 국교 정상화)에 이란도 끌어들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반대 가능성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란은 트럼프 당선자에겐 증오의 대상이다.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고 믿는 탓이다. 이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유화 손짓에 호응이 없으면 대결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의 수석부회장 제임스 린지는 3일 CFR 사이트에 “이란이 핵 문턱을 넘겠다고 결정할 경우 몇 주 내에 소수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돕는다는 믿음도 저항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썼다.
尹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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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파괴도 내란" 최상목에 부글부글... 野 탄핵은 선 긋고 일단 고발만
더불어민주당이 6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최 대행이 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지휘권이 있음에도 불응을 방기했다는 직무유기 혐의다. 윤 대통령 체포 국면에서 말을 아끼던 이재명 대표는 최 대행의 '부작위'를 "2차 내란"으로 규정하며 압박했다. 다만 민주당은 '고발'만 언급했을 뿐, 탄핵에는 여전히 신중하다. 최 대행까지 탄핵하면 불거질 국정 혼란을 우려해 수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법질서를 유지해야 할 책무가 있는 최 대행이 사실상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동참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라며 "오늘 관련된 조치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최 대행의 질서 파괴 행위와 관련 구체적으로 △법상 '지체 없이' 해야 할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를 하지 않은 점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내용을 확인했고, 헌법재판소가 '9인 완전체' 구성을 요구하는데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 당시 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지휘권이 있음에도 경호처의 불응을 방기한 점을 꼽았다. 그간 '윤 대통령 체포 국면'에서 공개 발언을 아껴왔던 이 대표도 가세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 당시 최 대행이 박종준 경호처장의 요청을 받고 경찰 간부에게 연락해 경찰 경호 인력을 관저에 투입하라고 지시했지만 경찰이 이에 불응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이런 행위는 결국은 질서 파괴를 통해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또 하나의 내란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직무대행의 이런 질서 파괴 제2내란 행위에 대해 우리가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백악관이 최 대행을 높이 평가했다'는 보도가 '과잉 번역'이라고 비판한 강선우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다만 고발만 했을 뿐 탄핵으로 나가지는 않았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날 '중진의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지만 지도부 차원에선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지원 의원은 "최 대행의 비열한 태도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탄핵을 얘기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탄핵을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상목 탄핵은 여전히 살아 있는 카드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경제·사회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 체포를 둘러싼 대치는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며 "최 대행이 국가적 위기 상황을 방치한다면 극약 처방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탄핵 추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CES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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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없는 주사, 짠맛 내는 숟가락… 인류 위한 '선한 기술', CES 밝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의 대형 홀. 나란히 줄지어 선 300여 개 부스 사이에서 유독 한 곳에만 사람이 몰려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일본 식품업체 기린홀딩스가 올해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전시할 이른바 '소금 스푼' 체험을 기다리는 인파였다. 기린은 이날 열린 '언베일드'에서 지난해 5월 일본 시장에 한정 출시한 이 숟가락을 공개했다. 언베일드는 7일 개막하는 'CES 2025' 참가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온 취재진을 대상으로 전시 제품을 먼저 선보이는 자리다. 약 20분의 기다림 끝에 이 숟가락으로 말간 라면 국물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먼저 기린 관계자로부터 사용법을 들었다. 일반 숟가락처럼 그냥 쓰면 되는 게 아니었다. 숟가락 위쪽 버튼을 눌러 1~4단계 중 원하는 염분의 강도를 선택한 뒤,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들로 숟가락 뒤쪽 일자형 센서를 지긋이 눌러야 했다. 이 상태에서 숟가락을 입에 넣고 최소 0.5초를 기다렸다. 그렇게 국물을 떠먹어 보니, 진짜로 짠맛이 느껴졌다. 이 숟가락에는 미약한 전류가 음식 속 나트륨 이온을 자극, 혀 근처로 끌어당겨 짠맛을 보다 강하게 느끼도록 하는 기술이 적용됐다고 한다. "평소보다 30%가량 소금 양을 줄여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기린 측의 설명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사용법이 불편하다'거나 '별로 짠맛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저염식을 돕는 기술이 실현 불가능한 상상만은 아니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CES에서는 소금 스푼처럼 인류 전체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제품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CES 주최 측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도 올해 CES를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로 '인간 안보'를 꼽았다. 인간 안보는 기근, 질병,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 위기로부터 인류를 지켜내야 한다는 개념이다. 가전·정보기술 업계에서도 인간 안보 실현에 도움이 될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언베일드에서도 인류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제품들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플로빔스는 '바늘 없는 주사'를 들고나왔다. 이 주사는 레이저를 통해 액체를 국소적으로 가열해 아주 작은 거품을 만든다. 거품 생성 과정에서 액체가 아주 강한 압력으로 빠르게 팽창하게 되는데, 이를 이용해 액체를 피부 속으로 밀어 넣는다. 얇고 빠르게 통과하기 때문에 통증이 없고, 바늘 찔림으로 인한 사고나 위생에 대한 우려, 바늘 폐기물 역시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한다. 튀니지에서 설립된 스타트업 커멀러스워터는 대기 중 수분을 식수로 바꿔 주는 생성기를 공개했다. 업체 관계자는 "전기나 태양광 패널만 있다면 사막에서도 공기 중에서 물을 추출해 낼 수 있다"며 "플라스틱 병에 든 물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배 적다"고 말했다. 폴란드 스타트업 스테소미는 가슴에 부착하기만 하면 심장과 폐의 소리 생체 신호를 측정·분석해 폐질환 등을 진단해 주는 청진기를 전시했다. 스테소미 관계자는 "병원 접근이 어려운 사람,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컴퓨터 모니터에 부착해 사용하는 실내용 햇빛 분출기, 조용히 미세 전류를 내뿜어 우울증·스트레스 등을 완화시키는 헬멧도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줄 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