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득점 1위 김정은도 손사래...1만점은 꿈의 기록일까

입력
2024.12.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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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WKBL) 통산 득점 1위의 주인이 바뀌는 데 12년이 걸렸다. 8,140점을 남기고 2012년 코트를 떠난 '바스켓 퀸' 정선민(은퇴)이 10년 넘게 역대 최다 득점자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부천 하나은행의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37)이 마침내 8,147점을 쌓아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섰다.

2006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하나은행의 전신 신세계 쿨캣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정은은 신인 시절부터 탁월한 득점력을 자랑했다. 통산 1,000점을 제외하고 2,000점부터 8,000점까지 역대 최연소로 작성했다. 또한 네 차례 득점왕에 올라 단일리그 시행 후 최다 수상 기록을 갖고 있다.

김정은이 득점 역사를 새로 쓰면서 관심은 자연스럽게 전인미답의 1만 점 달성 여부로 향한다. 10년 전 자신의 메모장에 이루고 싶은 세 가지 목표 '1만 득점, 최우수선수(MVP),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적어놨던 김정은은 앞서 MVP, 우승 두 가지를 달성했다. 남은 한 가지를 위해 1만 점을 욕심낼 법도 했지만 손사래를 쳤다.

김정은은 2일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최다 득점자로 우뚝 선 뒤 "꼭 역대 최초로 1만 점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1만점이 아니어도 괜찮다"면서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라며 미소 지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탓에 선수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현실적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7,000점에서 8,000점까지 가는 순간이 가장 애틋했다고 털어놨다. 30대 후반인 김정은의 평균 득점은 지난 시즌 10.4점에서 이번 시즌 8.1점으로 줄어 1만 점까지 가는 길이 버겁게 느껴진다.

먼저 은퇴한 정선민에 이어 김정은까지 1만 점 고지를 밟지 못하면 아산 우리은행의 간판 김단비(34)에게 기대를 걸어야 한다. 통산 득점 4위에 이름을 올린 김단비는 현재 7,025점을 기록 중이다. 30대 중반에도 이번 시즌 1, 2라운드 MVP를 휩쓸며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1만 점을 위해 3,000점 정도 추가해야 하는데, 한 시즌 팀당 30경기 체제에서 평균 20점 이상을 5년가량 꾸준히 찍어야만 위업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김단비의 나이도 적지 않은 만큼 꾸준히 득점력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김단비마저 이루지 못할 경우 1만 점은 '꿈의 기록'으로 남을 수 있다. 최근 대형 스타 박지수(전 청주 KB스타즈)와 박지현(전 우리은행)은 해외 무대로 진출했고, 신인 중에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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