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현대차, 엔비디아와 맞서려 '반도체의 전설'에 투자한다

입력
2024.12.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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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투자
아마존 베이조스도 투자 참여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캐나다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거액을 투자한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2016년 세운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기업으로 LG전자 등 국내 기업과 꾸준히 협업해왔다.

텐스토렌트는 2일(현지시간) 삼성증권과 AFW파트너스가 주도한 시리즈 D펀딩에서 6억9,300만 달러(약 9,733억 원)를 유치했다고 홈페이지에 알렸다. 투자에는 우리 기업을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회사 베이조스익스페디션스, 미국 금융사 피델리티, 자산운용사 베일리기포드 등이 참여했다. 이번 자금 조달에서 텐스토렌트의 기업 가치는 26억 달러(3조6,569억 원)로 평가받았고 각 기업의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텐스토렌트는 오픈소스와 일반적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칩을 설계해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기본 구상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한 칩세트에 통합하고 비싼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신 일반 D램을 칩세트 내부에 합치는 설계로 AI 가속기를 만든다는 것.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엔지니어링 팀과 글로벌 공급망을 확충하는 데 쓸 예정이다. 회사가 개발한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대규모 AI 훈련 서버 구축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은 텐스토렌트와 전략적 협업을 이어왔다. 텐스토렌트는 삼성전자 4나노미터(nm·1nm=10억 분의 1m) 파운드리 미세 공정에 반도체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고 삼성전자는 2023년 8월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를 통해 텐스토렌트에 1억 달러를 함께 투자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지난해 텐스토렌트에 5,000억 달러를 투자했다. LG전자는 TV·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