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가게', 디즈니플러스의 마지막 구원투수… 김희원 감독의 자신감 [종합]

입력
2024.12.03 11:57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제작발표회
드라마 연출가로 돌아온 배우 김희원
'무빙' 이어 '조명가게' 향한 디즈니플러스의 기대감
거대 세계관 탄생할까

'조명가게' 감독으로 돌아온 김희원이 자신감과 확신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공략한다. 김희원 감독의 목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시리즈'다. 지난해 '무빙'이 해냈던 것처럼 '조명가게'가 디즈니플러스의 2024년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 컨벤션 센터 그랜드볼룸에서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신은수 김선화와 김희원 감독, 강풀 작가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신드롬을 일으킨 '무빙'의 뒤를 이을 강풀 작가의 두 번째 각본 집필작이다. '조명가게'는 누적 조회수 1.5억 뷰를 돌파, 지금까지 많은 독자들의 찬사와 사랑을 받고 있는 동명 웹툰 '조명가게'를 원작으로 하는 시리즈로 보다 확장된 캐릭터 서사를 예고했다. 강풀 작가에 따르면 원작과 드라마의 차별화는 인물 간의 관계성이다. 드라마는 원작보다 인물 간의 관계성을 더욱 세밀하게 다뤘다. 배우들과 연출 덕분에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이 보다 나타나게 됐고 강풀 작가는 팬들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전달했다.

강 작가는 "물리적인 시간 때문에 어느 정도 표현을 포기한 부분이 있다. 또 후회되는 부분이 있는데 '조명가게'가 그런 작품이다. 드라마는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연출자와 배우를 만나 내가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게 됐다"라고 만족감을 피력했다. 다만 강 작가는 '무빙' 세계관과 이어지냐는 질문에 대해선 "생각해보겠다. '조명가게'의 시대 배경과 '무빙'의 시대 배경은 2018년이라는 것만 밝힐 수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무빙'이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키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기 때문에 '조명가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에 강 작가는 "약간 부담도 된다. 디즈니플러스와 두 번째 작품이다. 잘 되면 앞으로도 같이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배우 김희원이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다. 프리 프로덕션부터 촬영까지 약 2년의 시간 동안 김희원은 감독으로서 매 순간을 작품에 쏟아부었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우뚝 선 김희원은 세계관에 대한 정리, 캐릭터별 호흡을 각각 달리 표현해 인물마다의 속도를 다르게 하거나, 회차별로 장르적 성격을 고려해 카메라 앵글과 무빙을 변화하는 등 여러 요소를 녹여냈다.

이날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자신을 소개한 김희원은 "고민이 많았다. 보는 분들이 어떻게 신선하게 느낄까, 또 정서를 움직일까를 가장 고민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부담감은 없었을까. 이에 김희원은 "중요한 것은 다음 회를 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부담감은 연기할 때도 있다. 연출도 같다. 모든 것을 봐야 하니 부담이 많이 되긴 한다. 어떻게 하다 보니 (연출이) 됐다. 작가님이나 스태프들이 혼신을 다해 했다. 제 부담감을 많이 덜어주셨다. 전 세계에서 제일 많이 보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고백했다.

주역을 맡은 주지훈은 "김희원 감독님은 연출의 교과서다. 꾸준히 하는 것을 보면서 현장의 배우로서 너무 좋았다. 사전에 약속된 것이 그대로 이행됐고 이렇게 훌륭한 현장이 있을까 싶었다. 너무나 감사했다", 박보영은 "감독님이 배우를 하고 있기도 하지 않냐. 연기 동선이 복잡할 땐 직접 해보면서 수정을 제안한다. 그런 부분에서 가장 놀랐다. 매일 집에 가는 길에 전화를 해서 '괜찮았니, 어땠니'라고 물으며 따뜻함을 느꼈다"라고 연출가 김희원을 짚었다. 이처럼 배우들은 입을 모아 김희원 감독이 배려심 강한 연출가라고 강조했다.

제작 초기부터 프로덕션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이어왔던 김희원 감독은 '조명가게'의 분위기를 원작 웹툰의 톤을 어느 정도 살리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도 내고자 했다. 특히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요소들이 모두 담겨 있는 '조명가게'만의 특징을 프로덕션에 담아내기 위해 베테랑 제작진과 심혈을 기울였다. 김 감독은 "제 기준엔 모든 장면이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높다"라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또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수 김선화 김기해 등 연기 앙상블 또한 '조명가게'의 관전 포인트다. 이들은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주역들로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먼저 주지훈은 조명가게를 항상 지키고 있는 사장 원영 역으로 시청자들을 맞이한다. 원영은 '조명가게'의 미스터리한 무드와 세계관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주지훈은 "사실 배우 입장에서 좋은 글을 만나고 성실한 감독을 만나면 할 일이 없다. 서로 함께 이야기하면서 대본을 충실히 구현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박보영은 남들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목격하는 중환자 병동의 간호사 영지 역을 맡았다. 매일 밤 버스 정류장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 지영, 지영을 연이어 마주치며 호기심을 가지는 남자 현민 역을 소화한다.

설현은 "촬영하면서도 원작 싱크로율을 신경썼다. 웹툰에서는 톤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저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태구 선배님이 현장에서 너무 집중력이 좋으셔서 저도 도움을 받았고 감사하게 촬영했다. 드라마가 굉장히 기대가 된다. 태구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땐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 호흡해 보니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배려도 많이 해주셔서 너무나 좋은 마음으로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엄태구는 "제 싱크로율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은데 설현씨는 정말 높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매일 조명을 사 오라는 심부름을 시키는 엄마 유희와 조명가게로 가기 위해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는 딸 현주 역의 배우 이정은과 배우 신은수 또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이야기를 선사할 예정이다. 조명가게에 이상함을 느끼는 형사 역의 배성우와 형사와 엮이게 되는 인물 상훈 역의 김대명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세계관을 꾸민다. 이에 김 감독은 "여기 우리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작품이었다. 너무 너무 좋았다. 서로 배려하고 아껴주는 마음이 많은 분들이 모였고 행복했다"라고 현장을 돌아봤다.

평소 김희원과 가까운 배우들이 대부분 캐스팅됐기 때문에 '김희원 카르텔'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이에 김 감독은 "이들이 정말 연기를 잘 한다. 평소에 연기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친해진다. 자연스럽게 캐스팅하게 됐다. 설현씨는 친분이 없는데 미팅을 갖고 만났는데 촌스럽게 생긴 시골 여자 느낌이 있어서 섭외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배성우의 캐스팅도 이목을 끌었다. 배성우는 이날 개인적인 사정으로 제작발표회에 불참했다. 이에 김 감독은 배성우 캐스팅에 대해 "제가 연출이 처음이다. 김희원 카르텔이라고 했지만 저 혼자 캐스팅을 한 것은 아니다. 이미지, 연기력등 여러 가지를 보고 캐스팅을 했다. 확실하게 연기력에 대해 믿음을 갖고 배우를 캐스팅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배성우는 음주운전 물의로 긴 자숙을 가졌다.

이 가운데 이번 달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전 세계를 앞두고 있다. 이에 김 감독은 "흥행에 대한 부담은 어쩔 수 없이 있다. 제 입장에서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어떤 경쟁에서도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조명가게'는 오는 4일 공개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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